Home교계뉴스캐나다Every Child Matters, 기억합시다! 우리의 과오를…김재유 목사(알버타 사랑의군대)

Every Child Matters, 기억합시다! 우리의 과오를…김재유 목사(알버타 사랑의군대)

Every Child Matters, 기억합시다! 우리의 과오를…

9월 30일은 캐나다의 법정 공휴일인 오렌지 셔츠 데이(Orange Shirts Day)이며, 공식적으로는 캐나다 진실과 화해의 날(The National Day for Truth and Reconciliation)로 불려지기도 하는, 캐나다 국민이 오렌지색 셔츠를 입도록 권장하 는 날입니다. 이날은 처음에는 2013년에 기념일 (Observance Day)로 제정되었는데, 원주민 기숙학교(Indian Residential School) 제도와, 100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운영되어서 지금까지도 원주민 사회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며 “문화학살 (Cultural Genocide)”로 알려진 이 사건을 국민들에게 교육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21년에 1,000구가 넘는 원주민 어린이들의 알려지지 않은 무덤이 과거 기숙학교 터 부근에서 발견되어서 아픔을 더할 때에, 뉴스매체들이 Canada Day에 오렌지 색 셔츠를 입을 것을 제안하였고, 이 운동이 확산됨에 따라 캐나다 정부는 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선포하였습니다.

 오렌지 셔츠 데이는 2013년에 기숙학교 생존자 인 필리스(Phyllis Jack Webstad)가 B.C. 주의 윌 리엄 레익 부근의 St. Joseph Mission(SJM) 기숙학교 추모집회에서 자신의 기숙학교 경험을 발표한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필리스가 6세에 기숙학교에 끌려갔던 날, 입고 있던 모든 옷 이 벗겨졌고, 할머니가 새로 사 주셔서 그녀에 게는 가장 소중했던, 새 오렌지색 셔츠도 벗겨 져서 다시는 돌려받지 못했던 쓰라린 상처를 토로 하였습니다. 이로부터 오렌지색 셔츠는 기숙 학교가 어떻게 원주민 어린이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빼앗아 갔는지를 상징하는 징표가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오렌지색 셔츠가 ‘모든 어린이는 소중하다(Every Child Matters)’라는 표어와 더불어, 기숙학교가 원주민 아이들을 그들의 가 정에서 빼앗아 가서 강제적으로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려고 했던 어두운 역사와, 그들의 문화와 언어와 전통과 자존심마저 약탈해 갔던 역사적 사실을 상징적으로 되새기면서, 모든 민족의 문화유산이 소중함을 깨우쳐주고 있습니다. 원주민 기숙학교는 1880년에서 1996년까지 약 100년 동안 운영되었지만, 학대받고 죽어갔던 원주민 아이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990년에 마니토바주의 대추장이었던 Phil Fontaine이 원주민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자신의 학대받은 기숙학교의 경험을 공개함으로 비로소 본격적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1986년에 캐나다 연합교회가 사죄한 것을 시작 으로, 기숙학교 운영에 참여했던 교회들이 자 신들이 운영했던 기숙학교를 통한 부당한 학 대행위를 사죄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에는 Stephen Harper 총리가 정부를 대표해서 사과 하면서 캐나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The Truth and Reconciliation of Canada)를 창설하여, 6,500여 명을 인터뷰하면서, 기숙학교를 통하여 발생한 학대와 가혹 행위를 조사하기 시작했습 니다. 그리하여, 2015년에는 총 6권, 4,000페이 지 분량의 보고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이 보고서를 통해서 기숙학교가 원주민의 문화 학살 행위를 자행했다고 인정하면서, 기숙학교의 수준 낮은 교육으로 원주민 언어의 70%가 멸절될 위험에 처하게 되었고, 원주민 가정의 경제를 저임금으로 인한 궁핍으로 파괴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김재유 목사 (알버타 사랑의군대)

그리고 성적, 육체적으로 그들이 받았던 학대가 평생의 트라우마가 되었으며, 그들의 후손 들에게 이르기까지 트라우마의 희생물이 되게 하여, 마약과 알코올 중독의 악순환을 낳았다고 그 영향을 보고하였습니다. 그리고 94개 항목의 조치를 건의하였으나, 아직까지 많은 내용이 실천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렌지 셔츠 데이를 맞이하여, 먼저 동화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었던 원주민 기숙학교의 진실을 숨김없이 밝혀내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잘못을 진솔하게 인정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기숙학교 부근의 어딘가에 묻혀 있을 6,000여 명의 아이들을 하루빨리 발굴하여, 그들의 부모 형제들에게 인도해야 합니다. 또한 그들과 진정한 화해를 이루어 나갈 방 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겠습니다. 이제, 필 리스의 빼앗긴 오렌지 셔츠와 함께, 원주민의 소중한 정체성과 자존감을 그들에게 돌려줍시다. 그리고 Every Child Matters, 모든 어린이들 이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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