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교계뉴스글로벌아프리카 에스와티니로 떠난 양승훈 교수의 동역서신…

아프리카 에스와티니로 떠난 양승훈 교수의 동역서신…

아프리카 에스와티니로 떠난 양승훈 교수의 동역서신…

지난 8월 밴쿠버를 떠나 아프리카 에스와티니로 떠난 양승훈 교수(에스와티니기독의과대학 총장,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와 아내 박진경 교수 부부는 8월25일 에스와티니에 하나 뿐인 King Mswati III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 양 교수는 동역서신을 통해 에스와티니 정착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멀리 남부 아프리카 에스와티니 기독의과대학교(Eswatini Medical Christian University, EMCU)에서 인사드립니다. 

정착: 저희 부부는 8월 23일 밴쿠버 공항을 출발하여 네 번의 비행기를 갈아타고 이틀 뒤에 에스와티니에 도착 했습니다. 도착하던 날 밤은 김종양 선교사님이 사시는 아프리카 대륙선교회(ACM) 본부에서 일박한 후 곧 바로 김익진, 김종양 선교사님이 소개해주신 학교 인근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40여일 가까이는 시차적응 을 비롯한 정착과정을 거쳤습니다. 자동차, 침구를 비롯하여 ACM에서 많은 것들을 빌려주셨지만 그래도 수도, 전 기, 인터넷, 전화, 운전, 자동차, 기본적인 생필품 등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편리한 무선 라우터 가 인상적이었고, 값은 비싸지 않지만 최고급 중고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편리한 무선 라우터와 값은 착하지만 최고급 중고차 

에스와티니는 섬나라도 아닌데 영국의 지배를 받아서 그런지 차들이 좌측통행을 하고 운전대는 우측에 붙어 있습니다. 한 동안 학교 직원의 도움으로 운전연수를 한 끝에 저도 이젠 우측 운전대가 달린 차로 좌측통행하 는 데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가끔 아내가 비명을 지르기도 하지만… 그 동안 영국, 호주, 일본 등에 갈 때마다 남의 신세를 져서 존심이 좀 상했는데 이제 상처가 회복되는 듯 합니다. 출근하기 전날 저녁, 지독 한 안개 속에서 운전하다가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풀오버 당한 헤프닝도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곳 생활을 위한 준비들 중에서 마지막 단계는 역시 에스와티니 정부로부터 총장(Vice Chancellor) 임명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그간의 과정을 요약하면 지난 1월에 정부가 지정한 광고대행사를 통해 EMCU 총장 공모 광고가 났습니다. 서류 마감은 2월 말이었고 저는 1월 6일에 지원서를 보냈습니다. 3월 16일에 인터뷰 위원 들과 두 시간에 걸친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했고, 곧 이어 EMCU 이사회에서는 저를 에스와티니 정부에 최우선 총장 후보자로 추천했습니다. 그 뒤에 에스와티니 국회와 정부의 유관부처들(주로 교육부, 보사부, 재경부 등) 의 검토와 문서작업이 끝나는데 6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 29일, 드디어 EMCU 기 획처장을 통해 교육부 장관 명의의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EMCU에는 공식적으로 10월 4일(월)부터 출근을 시작 했습니다. 

첫 출근 : 원래 EMCU 교직원들의 출근 시간은 아침 8시지만 저는 첫 날이라 학교에서 9시 30분에 출근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500m 밖에 안되지만 혹시 모르니 걸어오지 말라는 학교 기사의 부탁 때문에 최근에 마련한 차를 몰고 학교에 갔습니다. 학교에서는 기다리고 있는 학교 지도자들(senior management)과 총장실 맞은 편에 있는 회의실에 모여 1시간 정도 자신의 업무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 사무처장(Registrar) 메논(Sabenta Menon)의 인도로 전체 학교를 돌면서 교직원들과 인사하고 그들의 업무를 소개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도서실이나 컴퓨터실, 그 외 여러 실험실 등의 시설이나 근무환경은 열악하지만 학교를 사랑하는 학교 지도자들과 교직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교를 돌아본 후에 미리 깨끗하게 청소하고 정리된 총장실에서 집무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저의 취업허가와 관 련하여 HR 부서 직원과 서류작업을 한 후 건강 체크를 위해 의사를 방문했고, 그 후에는 학교를 이해하기 위한 여러 문서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문서들을 읽으면서 제대로 된 기독교 의과대학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진지하고 겸손한 여러 교직원들과 더불어 에스와티니와 나아가 남부 아프리카의 복의 통로가 되는 학교를 만들어보자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제가 학교를 돌아보는 내내 해발 1310m 고지에 있는 캠퍼스는 온통 짙은 안개로 덮여 있었습니다. 학교의 미래도 안개로 덮인 캠퍼스처럼 뿌였지만 교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좌로나 우로 치우치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구백당에서 오백당으로 : 이제 정착의 과정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면서 지난 한달 동안 에스와티니 생활과 사역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8월 23일, 저희 부부가 천당 밑 9백당이라는 밴쿠버에서 출발할 때는 “순교”의 각오로 왔지만 와서 40여일 정도 정착과정을 거치면서 살아보니 이곳도 5백당은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5백당의 첫째 좋은 점은 언어 장벽이 낮다는 점입니다. 선교지에 처음 도착한 사람들이 겪는 첫 번째 관문은 역시 언어 장벽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곳은 영어가 공용어라서 언어적 불편이 크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곳 사람들은 자기들의 영어 발음이 국제 표준인 줄 알고 아무 데서나 주저없이 쏟아낸다는 점입니다. 이제 저들의 희한한 영어 발음에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에서 설교할 때는 시스와티(에스와티니 언어)로 다시 통역해야 합니다. 저는 아직 영어 방언도 못 받았는데 언젠가 시스와티 방언이 터지는 말도 안 되는 꿈을 꾸어 봅니다. 

5백당의 둘째 좋은 점은 인터넷입니다. 에스와티니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국제적으로 강의도, 회의도 해야 하는데 인터넷이 버벅거리면 어떻게 하나 염려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산골 국가의 인터넷이 빨라서 집에서 온라인 강의나 회의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안됩니다. 더 편리한 것은 이곳 인터넷 회사에서는 아예 무선 인터넷 라우터만 제공합니다. 그 동안 유선으로 하니 자꾸만 도둑들이 인터넷 선을 끊어가는 통에 할 수 없이 무선으로 했다나요. 그래서 라우터를 들고 다니다가 아무 데서나 전기에 연결하기만 하면 와이파이가 됩니다. 인터넷 속도가 한국보다는 몰라도 캐나다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값은 더 싼데… 

에스와티니에 값싸고 맛있는 과일과 채소가 많은 것도 5백당 감사의 조건입니다. 에스와티니는 자국을 포함하 여 남부아프리카관세동맹 (SACU)에 속한 남아공, 보츠와나, 레소토, 나미비아 등으로부터 값싸게, 그리고 쉽게 농수산물이 유입되고 있어서 저와 같이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채소,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즐거 움이 되고 있습니다. 

에스와티니는 동쪽 저지대도 아름답지만 EMCU가 위치한 서쪽 고지대는 알프스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풍경 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학교 옆 산책로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경치 같아서 줄 리 앤드류스가 노래하면서 달려나올 것 같기도 하고요… 경치만이 아니라 이곳 사람들의 마음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저렇게 착한 사람들 속에 강도와 도둑이 많다니 잘 믿기지 않습니다. 

맞은편 산정상에서 내려단 본 EMCU 캠퍼스 전경 

에스와티니 역시 대부분의 아프리카가 직면하는 안전의 문제는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안전문제가 이곳이 9백당이 못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실 저는 이곳에 도착하기 전부터 여러 사람들로부터 이곳의 안전문제를 염려하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와서 보니 실제로 집들을 둘러싸고 있는, 감옥에서나 봄직한 무시무시한 철조망 울타리가 그간의 염려들이 기우가 아니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진> 첫날 스케치. 좌상에서 시계방향으로 출근길 차고 앞->학교 지도자 모임->김종양 선교사님->안개로 덮인 캠퍼스->집무실. 학교 지도자 모임에서는 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도서관장, 기획처장, 부총장, 양승훈, 교목실장(김종양), 예산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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