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김재유 선교사와 함께하는 원주민 선교 이야기] 4. 미타쿠예 오야신

김재유 선교사와 함께하는 원주민 선교 이야기

4. 미타쿠예 오야신

지난 2회에 걸쳐서 저는 원주민의 세계관 (Worldview)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려면, 그 사람이 어떤 관점 (Perspectives)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세계관에 따라 다른 가치관이 형성되고, 가치관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하게 되며, 어떤 행동을 하는가에 따라서 다른 전통을 창조해 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원주민의 시간개념의 특징에 대하여 말씀드리면서, 그들은 모든 만물을 하나로 연결된 유기체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2월18일자 신문 참조). 그리고 원주민들은 아주 신앙심이 깊은 민족으로, 모든 만물에는 신(정령)이 있고 영적인 힘이 있다고 믿으면서, 인간은 거부할 수 없는 정령의 강력한 힘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인식했습니다. 또한 영혼의 불멸성과 영원한 삶을 믿으면서, 자연을 정복과 사용의 대상이 아니라 상생협력과 상호보완의 대상으로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신에 대한 기도는 그들의 가장 큰 의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들은 소유에 대하여 매우 무관심했으며, 특별히 땅은 모든 생명체들에게 어머니의 품이기 때문에 인간 개인이 소유하거나 마음대로 취급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대지가 풍요로울 때 인간의 삶도 풍요롭게 된다는 생각으로 자연을 있는 그대로, 최대한 보존하려고 힘썼습니다 (3월18일자 신문 참조). 저는 오늘, 원주민의 세계관을 “미타쿠예 오야신”의 한마디 단어로 요약하려고 합니다.

미타쿠예 오야신 (Mitakuye Oyasin)은 평원 부족의 인디언인 라코타 부족의 인사말인데, 그들은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입버릇처럼 “미타쿠예 오야신”이라고 인사한답니다. “미타쿠예 오야신”은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모두가 친척이다. 우리는 다 같은 형제”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영어에서 “We are on the same boat.”라는 말과 같이, 우리 모두가 공동 운명체임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어느 인디언 추장은 “하늘 아래 나무나 새나 사람이나 무엇이 다르냐? 너와 나는 모두가 한 가족이며 우주의 만물도 근본은 하나의 고리로 연결된 공동체이다. 숲이 사라지면 새들이 떠나가고, 새가 사라진 곳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라고 공동체 정신을 역설했습니다. 원주민의 세계관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새와 동물들이 사람의 몸을 이루어,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된 이 그림이 “미타쿠예 오야신”을 상징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인디언의 방식으로 사는 법”이라는 책에서 인디언 학교의 교사인 론 제일린저는 “미타쿠예 오야신은 인디언들의 삶의 방식과 영적 통찰력에서 얻은 선물과 같다. 이 인사말은 매우 간결하면서도 심오한 우주에 대한 이해를 표현하고 있다. 몇 글자밖에 안 되는 짧은 단어 속에 생명 가진 모든 존재가 다 담겨 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인디언들의 그 인사말 속에 포함되어 있다. 또한 그 안에는 모든 것 속에 있고 모든 것 위에 있는 위대한 정령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고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 하지만 지금은 기쁘고 평화롭게 위대한 정령 주위에 모여 있는 이들도 포함되어 있다. 지금 이 대지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남자와 여자, 아이들이 포함되어 있다”라고 미타쿠예 오야신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PP103-104>  

또한, 오네이다 족의 와나니체는 “이 거북이 섬에 사는 모든 원주민 부족들에게 공통된 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나의 모든 친척들에게’ 또는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다. 기도나 대화를 마칠 때 인디언들은 그 말로써 끝을 맺는다. 지금까지 존재해 온 모든 생명체들, 그리고 앞으로 존재할 모든 생명체들, 동물, 새, 곤충, 약초, 나무, 바위, 공기, 물, 불, 흙까지도 모두가 인간과 똑 같은 창조의 일부분이다. 그들은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이고,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다. 우리는 영혼과 에너지에 있어서 하나다. 모두 어머니 대지의 자식들이다. 서로 다른 형태와 껍질을 하고 나타날 수는 있다. 서로 다른 재능과 힘을 지닐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하나다. 우리 모두는 생명의 원에 연결되어 있다. 당신이 일단 이 연결을 이해하기만 하며, 당신은 힘의 근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때 당신은 창조의 모든 부분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의심이 생겨날 때, 눈을 들어 주위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보라. 그러면 그 모든 것들 속에서 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미타쿠예 오야신의 깊은 의미를 신의 영역에까지 확장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pp109-110>

폐쇄된 울타리 속에서 나 만을, 내 것을 외치며 움켜쥐는 이기적인 현대인의 삶 속에서 “미타쿠예 오야신 – 우리는 모두 공동 운명체이다”라는 인사말에서 꼭 우리 한국 시골 마을의 상부상조하는 마을 공동체의 정겹고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자연을 정복하고 파괴하기보다 자연에 적응하고 순종하는 삶, 치열하게 서로 경쟁하는 대신 이웃을 배려하고 축복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공동체적 삶의 방식이, 저는 참 좋습니다. 혼자 다 가지려고 움켜쥐고 욕심을 부리면서 주변을 죽이면, 결국은 자신도 죽게 된다는 준엄한 교훈입니다. 예고없이 찾아와서 지난 2년동안 우리를 괴롭히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삶의 변화를 강요하면서 우리를 망가뜨리던 COVID-19의 펜데믹이 이제 조금씩 물러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활절을 지나면서, 새 생명과 산 소망을 주시는 우리 주님의 부활이, 우리들에게 진정한 회복과 새로운 천국 삶의 시작이 된 것처럼, 이제는 펜데믹을 넘어서서 코로나의 암울함을 깨뜨리고, 우리 함께 “미타쿠예 오야신”, 오손도손 어우러져서 더불어 잘 사는 행복을 마음껏 누리면 참 좋겠습니다. 특별히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하루빨리 종식되고 평화가 회복되어 “미타쿠예 오야신”이 그곳에 이루어지기를 소원합니다.

김재유 선교사 (알버타 사랑의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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