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nostalgia,” 내일을 여는 키 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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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nostalgia,” 내일을 여는 키 워드

과거를 동경하는 태도를 “향수 nostalgia”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이해하여 “향수병”이라고 표현합니다. 옛날의 화려했던 생활을 그리워하면서 오늘의 힘겨운 현실에 잘 적응 못하는 사람을 향수병에 걸렸다고 진단합니다. 향수에 관한 이런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사회학자들 그리고 정신분석 연구가들은 “향수”는 사람을 과거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정신 그리고 몸의 건강에 좋다고 주장합니다. 사회학자 프레드 데이비스 (Fred Davis)는 자신의 책 『과거 회상 Yearning for Yesterday』에서 향수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향수는 사람들이 유아기에서 사춘기로, 청소년기에서 성인으로, 미혼에서 결혼 생활로, 부부에서 부모로 전환되는 싯점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게 한다.” 혼동스럽고 힘겨운 순간에 향수는 우리의 정체성을 일깨워서 본래의 삶에 충실하게 도와준다고 말합니다. 심리학 치료의 한 부분인 “이야기 치료 Narrative Therapy”에서 의사는 환자에게 자신의 과거를 계속 말하게 합니다. 좋은 일뿐만 아니라 힘들었던 과거를 구체적으로 말하도록 유도합니다. 왜 실패 했는지, 왜 절망했는지, 왜 고난을 당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묻습니다.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실패 이전에 좋은 것들을 마음에 떠올립니다. 환자들은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얼마나 꿈이 많고 건강했는지를 재발견하면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회복이 일어납니다. 

   “기억하다” 혹은 “잊지 않고 마음에 새기다”는 히랍어 “밈네스코마이”는 고대 유대인들이 사용했던 구약 성경인 70인역에서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하는 중심어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과 맺었던 언약을 기억하시고, 언약을 이행하기 위해 자신을 구속시키시는 분입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을 기억하셔서 그들의 후손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누군가를 기억하실 때는 그들을 향하여 은혜와 자비를 베푸십니다. 하나님의 기억하심은 새로운 일들이 창조되는 순간입니다. 도움의 손길이 절박한 상황에 놓일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억합니다. 애굽의 노예되어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탄식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모세는 이 상황을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을 돌보셨고 하나님이 그들을 기억하셨더라.” 하나님의 기억하심은 그들에게 출애굽의 희망을 일으켰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을 향한 새로운 행군을 시작합니다. 지구 전체를 덮는 홍수로 숨 쉬는 모든 생명체가 멸절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생물들을 기억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위에 바람을 불게 하십니다. 그 결과 온 지면에 물이 마르자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말씀합니다. “너는 네 아내와 네 아들들과 네 며느리들과 함께 방주에서 나오고 너와 함께 한 모든 혈육 있는 생물 곧 새와 가축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 이끌어내라 이것들이 땅에서 생육하고 땅에서 번성하리라.” 하나님의 기억하심은 곧 효과적이고 창조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다른 한편, 고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억하는 습관은 경건한 신앙의 근본이었습니다. 지난 날 하나님께서 행하셨던 일들, 십계명, 그리고 하나님의 멈추지 않으시는 행위를 기억하는 것은 사람의 의무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에서 당한 혹독한 시련을 기억해야 했고, 그 고난이 그들을 불순종과 오만에서 벗어나 새로운 순종과 신뢰로 인도 했던 것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심한 고통과 절망 가운데서 자신들을 기억해 달라고 울부짖을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억하시고 상황을 변화시켜 새로운 길을 여셨던 것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그들이 기억해야 하는 요소들 중에는 하나님을 거역하고 죄를 범했던 일들도 포함되었습니다. 그들의 거역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약속된 언약이 무효가 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회상은 이스라엘 백성을 신앙의 순결을 유지하는 경건된 삶으로 이끌었고,긍극적으로 그들의 삶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게 했습니다.  

   성경의 다섯번째 책인 신명기서에는 “기억하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신명기란 “율법의 반복 a repetition of this law”이라는 뜻입니다. 과거 출애굽할 때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주셨던 말씀을 다시 기억하게 하신다는 뜻입니다. 신명기 8장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당한 고통의 요인을 밝힙니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백성과 관계하시는 하나님은 누구신지를 설명합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음이라 이같이 하심은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오늘과 같이 이루려 하심이니라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따라 그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절하면 내가 너희에게 증거하노니 너희가 반드시 멸망할 것이라.” 조상들의 삶에 행하셨던 하나님을 오늘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삶에 언약이 이뤄지는 내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거에 뿌리 내려진 미래는 오늘 시작됩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 킹 주인공 심바가 고향에 돌아갈 것을 두려워합니다. 아픈 과거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때 개코원숭이 라피키가 지팡이로 심바의 머리를 때이며 “그래, 과거는 너를 아프게 할 수 있어. 너는 과거에서 도망치든지, 과거에서 배우든지 선택해! Oh yes, the past can hurt. But you can either run from it, or learn from it!” 라고 조언합니다. 어제의 경험은 더 좋은 내일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열어줍니다.

이남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