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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그런뜻이었구나] 상속, “가장 안전한 유산”

상속, “가장 안전한 유산”

원시 그리스 문화권에서는 재산이 유언장에 지명된 사람에게 상속되었습니다. 그들의 정신 속에는 재산의 상속은 가족의 틀을 벗어나 자신들의 삶에 도움이나 호의를 베푼 사람에게 물려준다는 사상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로마인들은 가까운 친구나 충성스러운 하인들에게 재산이나 부를 분배할 수 있도록 이 개념을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재산의 근원이 하나님이라는 신앙을 가졌던 고대 히브리 사회는 상속 재산은 자녀에게만 물려 주었습니다. 아브람이 자식이 없어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을 상속자로 지명하자,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사람이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여기서 상속하는 주체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입니다. 

   상속 (인), 소유(자), 재산, 혹은 할당된 몫으로 번역되는 희랍어는 “클레로노무스”입니다. 이 낱말은 유산이나 상속을 의미하는 “클레로스”와 법과 사회적 관습을 의미하는 “노모스”의 합성어로,  재산이나 상속물은 합법적으로 할당된 몫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자손의 영원한 분깃 (소유) 이라고 표현할 경우, 그것은 인간의 힘의 성취가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자유 분배로 습득한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상속, 즉 클레로노무스는 합법적이며 안전하며 영구성의 특징을 갖습니다.     

   신약성경에는 상속자에 관한 언급이 매우 자주 나타납니다. 창조 때부터 시작된 상속 제도는 기독교 세계에 그만큼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상징하는 포도원 주인에 관한 예화에서  자신을 그 주인의 아들로 소개합니다. “주인에게는 한 사람이 더 있었는데, 바로 그의 사랑하는 아들이었다. 결국 주인은 아들을 농부들에게 보내면서 말했다. ‘농부들이 내 아들을 존중할 것이다.’ 그러나 농부들은 서로 말했다. ‘이 사람은 주인의 상속자이다. 어서 그를 죽이자. 그러면 유산이 우리의 것이 될 것이다.’”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아들이면 당연히 유산을 상속받는 것이 사회 질서였습니다.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은 “온유한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상속 받을 것이기 때문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 심판에 관해 말씀하실 때, 예수님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의 미래에 관해서 이렇게 예언하십니다.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 받으라.” 그들의 미래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도 하셨습니다. “또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마다 여러 배를 받고 또 영생을 상속하리라.” 

   신약성경은 하나님의 상속자에 관한 자격은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으로 제한합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그들이 세상을 물려받을 상속자가 되리라고 하신 약속은 율법을 통해 온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인한 의를 통해 주신 약속입니다. 만일 율법을 지키는 사람이 상속자가 된다면, 믿음은 쓸모가 없어지고 약속도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속자가 되는 그것이 은혜에 속하기 위하여 믿음으로 되나니 이는 그 약속을 그 모든 후손에게 굳게 하려 하심이라.”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상속자이자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상속자로 묘사됩니다. “여러분이 받은 성령은 여러분을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영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령을 의지하여 ‘아바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자녀라면 또한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상속자이며 또한 그리스도와 공동의 상속자입니다.”

   그러나 상속의 원리는 상속자를 묘사하는 데만 사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상속받을 소유물에도 적용됩니다. 이는 하나님의 약속만큼이나 광범위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그리스도인은 구원의 상속자입니다. 바울은 에베소 장로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과 그들 뿐만 아니라 모든 하나님의 백성은 구원의 상속자임을 상기시켰습니다. 같은 진리가 에베소 서신에서도 다시 나타나는데, 바울은 그들이 영광스러운 기업을 공유한다고 단언합니다. “이 성령은, 하나님의 소유인 우리가 완전히 구원받을 때까지 우리의 상속의 담보이시며,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십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하고 사람에게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너희가 상속 유업의 보상을 주에게서 받을 줄 아나니”라고 밝힙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신자들이 미래에 받을 상속에 관하여 강조합니다. 그는 자신의 메시지를 읽는 독자들에게 그들이 하나님의 약속의 상속자임을 알립니다. “이러므로 하나님께서도 약속의 상속자들에게 자기의 계획이 불변함을 더욱 풍성히 보여 주시려고 그 일을 맹세로서 확증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이 상속은 변함없이 영원하기 때문에 결코 그 가치를 잃지 않게 됩니다. 그 이유를 이렇게 밝힙니다. “이런 까닭에 그분께서는 새 상속 언약의 중재자이시니 이것은 첫 상속 언약 아래 있던 범법들을 구속하시려고 죽으심으로써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영원한 상속 유업의 약속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희생적인 죽음을 통해서 그를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늘의 상속을 보장하셨습니다. 

   이와 유사한 진술이 흥미진진한 베드로전서의 서두에 나옵니다. 베드로전서에서 사도는 형용사를 결합하여 우리의 기업이 훼방받거나 파괴될 수 없으며, 하늘에 우리를 위해 예비된 것이기 때문에 결코 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풍성하신 긍휼에 따라 죽은 자들로부터 예수 그리스도를 부활하게 하심으로 우리를 다시 낳으사 산 소망에 이르게 하셨으며 썩지 않고 더럽지 않으며 사라지지 아니하고 너희를 위해 하늘에 마련된 상속 유업을 받게 하셨나니 너희는 마지막 때에 드러내려고 예비된 구원에 이르도록 믿음을 통해 하나님의 권능으로 보호받고 있느니라.”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서 부족하든 혹은 무엇을 가졌든,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부요한 사람들입니다. 결코 변경되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 상속이 약속되었기 때문입니다. C.S. 루이스는 그 약속된 상속 유산에 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영원한 세상을 끊임없이 기대하는 것은 현실 도피나 희망 사항이 아니라, 그것은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 중 하나입니다. 이는 우리가 현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역사를 읽어 보면 현세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그리스도인들이 바로 다음 세상을 가장 많이 소망했던  사람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약속된 상속 유산은 하나님의 손에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유산입니다.

이남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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