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향한 정죄의 사슬을 끊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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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향한 정죄의 사슬을 끊으라 

수진이라는 40대 초반의 직장인 여성이 있었다. 수진은 대학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고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좋은 직장에 취직했다. 연애 한 번 해본 적이 없고, 취미 하나 없이 오직 회사만 다니던 그녀는 갑작스럽게 공황장애 진단을 받는다. 수진에게 처음 증상이 나타난 것은 부산 출장길에서였다. KTX에 오른 그녀는 갑자기 숨이 가빠졌고, 심장이 쿵광거리며 점차 목을 짓눌렀고, 곧 질식할 것만 같아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있는 힘을 다해 기차 밖으로 나왔다. 가까스로 벤치에 앉으려는 순간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하고 만다. 응급실로 실려간 그녀는 검사를 받았다. 의사는 혈압이 조금 낮은 것 말고는 몸에 이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문제가 더욱 심각해 졌다.

사실 그녀에게는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사연이 하나 있었다. 그녀에게는 두 살 어린 동생이 있었다. 동생은 대학합격소식을 받고 친구들과 놀러가다가 그만 교통사고로 현장에서 숨지고 말았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의 갑작스런 죽음에 수진은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가슴을 쥐어뜯는 부모님 앞에 차마 슬퍼할 수 없었다. 그날 이후 수진은 어두워진 부모님의 얼굴을 보면서, 자신이 어떻게 해서든 부모님의 얼굴에 행복을 되찾아 주고자 동생 몫까지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공부하고 취업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얼굴은 여전히 어둠이 가시지 않았다. 그녀의 죄책감은 갈수록 더 컸다. 하루하루 짙어져가는 부모님의 고통과 불행이 다 자기 때문이라고 자학하고 그렇게 정신없이 자신을 20년간 몰아치다가 결국 몸과 마음이 망가졌던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저런 과정을 통해 형성된 오래되고 무거운 죄책감들이 하나 둘씩 자리잡고 있다. ‘겨우 그거야? 그것밖에 못해? 도대체 어쩌자고 그렇게 한거야,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이런 비난과 열등감과 자책의 메시지를 자신을 향해 그리고 타인을 향해 수없이 울려 퍼지게 한다. 사탄은 참소의 고수다. 그는 원래 하늘 보좌에서 밤낮 참소하는 자였다(계 12:10). 사탄의 정죄는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마비시키고 파괴적으로 몰아가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마귀의 정죄와 참소에 걸려들지 않도록 정말 깨어 있어야 한다.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며 하셨던 말씀이 무엇인가?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이제 우리는 십자가에서 이 모든 정죄와 비난을 한 몸에 받으시고 이를 끊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다 온전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양형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