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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상돋보기]이기적인 크리스천, 경건한 불신자 

이기적인 크리스천, 경건한 불신자 

“일어나서 네 하나님께 구하라!”

언뜻 듣기에 이 말은 참 좋은 권면 같다. 힘들고 무력해진 성도에게 힘을 내라고 권면하는 목회자 또는 영적 리더의 말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 말은 지금으로부터 약 2800여년 전, 신앙이 전혀 없는 한 이방 뱃사람이 하나님의 선지자 요나에게 던진 말이었다(욘 1:6). 모두 욥바에서 다시스로 가는 한배를 탄 운명이었다. 갑자기 몰아닥친 풍랑으로 배가 깨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배에 탄 모두가 한마음으로 풍랑과 거슬러 싸우느라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이 와중에 하나님의 선지자 요나는 모두의 위기를 외면하고 배 가장 깊은 밑바닥에서 쿨쿨 잠자고 있었다. 그런 요나를 깨우며 “일어나 네 하나님께 구하라”고 한 것은 이방인 선장이었다. 놀라운 것은 동일한 요청이 이전에 하나님께서 요나를 부르실 때 있었다는 사실이다(2절). 

요나가 배 위에 올라와 보니 밖에는 난리가 났다. 큰 바람과 풍랑이 너무도 거세게 불고 있었고, 배가 거의 깨지게 된 상태였다. 그런데 배에 탄 이방인들은 놀랍게도 누구를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침착하게 어떻게든 배를 가볍게 하여 가라앉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각각 자기가 가져온 짐들을 바다에 기꺼이 내어던졌다. 이때 요나는 배 가장 밑창에 있다가 눈을 비비고 나타났다. 하지만 뱃사람들은 이런 요나를 보고 비난하거나 손찌검을 하지 않았다. 모두 한배에 탄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어떻게든 공공의 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다 동원해도, 현재의 고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 상황에서 애쓰고 있는 많은 이방인들은 선지자 요나의 도움이 없이는 구원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요나는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의 안위에는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고 심드렁하게 도움이 될 만한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요나를 발견한 선장이 하나님의 선지자 요나를 꾸짖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요나가 같은 배에 탄 동료 이방인들의 공공선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모두가 다 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어떻게 당신 혼자 우리 모두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그렇게 무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요즈음 교회가 사회를 걱정하기 보다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일들이 점점 많아진다. 코로나로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성도는 공공의 선을 함께 고민하고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는 예수님의 말씀을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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