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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세상돋보기] 변방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역사 

변방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역사 

1792년 8월 10일, 프랑스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그 결과 주후 987년부터 약 805년 동안 계속되었던 프랑스 왕조가 무너지고, 국민공회 정부가 들어서게 되었다. 이때 정권을 잡고 프랑스 혁명을 주도했던 이가 로베스 피에르다. 로베스 피에르는 앙시엥 레짐, 즉 구시대 정권의 부패를 척결하는데 독재적인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대적인 숙청을 감행했다. 혁명성에 의심이 되는 사람들을 반혁명 분자, 반역자라는 죄목으로 잡아들여 단두대에서 무자비하게 처형했다. 1793년부터 1년동안 30만명의 사람들이 체포되었고, 그중에 1만 7천명이 사형을 당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전혀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났다. 이전 프랑스 왕조에 충성했던 귀족들이 잡히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자, 귀족의 저택에서 일하던 요리사와 집사, 하녀들은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프랑스 전국의 지방 귀족 저택에서 일하던 수많은 실직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이때 도심 거리에 새롭게 귀족식 식당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런 레스토랑들은 그야말로 귀족의 정찬(fine dining)을 제공하는 식당들이었다. 이런 식당에서는 귀족을 대접하던 요리사들이 주방을 책임지고, 집사와 하인들은 손님을 친절하고 정중하게 맞이했다. 귀족 가문의 높은 기준에 맞춰 준비한 요리를 만들고 높은 에티켓으로 손님을 접대하였다. 

이때 불랑제라는 요리사가 자기가 전에 섬기던 귀족에게 접대한 요리를 식당에서 판매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요리는 고기와 야채를 넣어 끓이고는 빵가루를 넣어 만든 일종의 수프였다. 이 스프를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기력이 회복된다고 해서, 기력을 회복하는(restore) 음식, 보양 음식(restoratives)이라고 불렀다. 이후로 프랑스에서는 식당을 레스토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것이 레스토랑의 기원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소중한 레스토랑이 사실은 전혀 예기치 못했던 프랑스의 그늘지고 소외된 곳에서 나온 것이다. 이처럼 놀라운 역사는 종종 변방에서 일어난다. 

우리는 버려진 곳, 그늘진 곳, 소외된 곳을 외면하려고 한다. 대신 화려한 곳,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곳, 모두가 욕심내는 자리, 중앙에만 진출하려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변방에서 일어난다. 예수 그리스도의 첫 사역지가 갈릴리의 변방이었음을 주목하라.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맛보고 싶은가? 변방으로 가기를 두려워 말라. 그곳에 감추어진 놀라운 역사를 기대하고 기도하며 나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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