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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상돋보기] 샤이 코로나 시대

샤이 코로나 시대

‘샤이’(shy)란 단어는 부끄럼을 타고 좀처럼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모습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다. 그동안은 주로 정치적인 성향을 가리키는 단어 앞에 사용해왔다. ‘샤이 진보’나 ‘샤이 보수’와 같은 표현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감추고 있다가 투표할 때 드러내는 사람을 가리켰다. 여론 조사를 통해서도 잘 드러나지 않아 ‘샤이 보수’ 또는 ‘샤이 진보’의 표가 얼마나 숨어있느냐가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정도였다. 이제는 ‘샤이’라는 단어가 코로나 앞에 붙어 유행을 탄다. ‘샤이 코로나’ 또는 ‘샤이 오미크론’과 같은 단어는 코로나가 폭증하는 요즈음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을 숨기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나 PCR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샤이 코로나 또는 샤이 오미크론이 늘어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확진 판정을 받아도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은 별로 없고, 대신 일주일 간의 자가 격리로 생계에 타격을 받고, 취업 준비가 늦어지는 등 이런저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샤이 코로나가 많아질수록 코로나 확진자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나 더 큰 피해가 야기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샤이’코로나가 줄어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샤이’가 많아진다는 것은 솔직히 자신을 드러냈을 때 사회적 불이익과 불안이 많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샤이’가 줄어들려면, 이들이 자신을 용기있게 드러냈을 때 이들을 수용하고 이해하고 받아주고 도와줄 수 있는 충분한 지원과 사회적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신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에 ‘샤이 크리스천’들이 갈수록 많아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 아이돌 그룹 멤버의 종교가 뭐냐고 물었더니 기획사측으로부터 활동기간 동안에는 종교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연예 활동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자기 종교를 밝히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정체성을 밝혔을 때 이런저런 비난과 불이익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받아주고 품어줄 수 있는 신앙의 공동체다. 우리는 이런 신앙 공동체를 소그룹 목장에서 만날 수 있다. 성도에게는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다 지친 이들을 격려하고 선행을 독려하며 성도다운 정체성으로 살아가도록 서로를 응원하는 믿음의 공동체가 필요하다. 우리는 소그룹 목장 모임에서 샤이 크리스천에서, 용기있는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도록 서로를 격려하며 힘과 용기를 실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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