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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하늘향한책읽기] 교회구석에서 묻는 질문들

하늘향한책읽기_오성민, [교회구석에서 묻는 질문들], 복있는 사람, 2022

저자 오성민은 2017년에 유투브 방송 ‘다마스커스TV’를 시작한 개신교 유튜버로서 신학을 정식으로 공부하지도, 논문도 쓰지 않은 성도라고 하면서도 스스로는 랜선 선교사라고 강조한다. 저자가 현직 약사로 살아가면서도 어떤 신학생이나 목사들보다 더 방대한 독서와 신학적 통찰을 가지고 변증이 필요한 이 시대에 온라인 상에서 카메라 앞에 서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시간 방송과 함께 영상물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로서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차마 하지 못했던, 우리 시대 청년 그리스도인의 16가지 질문”은 저자의 말처럼 신앙을 약하게 만드는 곤란한 질문이 아니라 이웃을 위한 빛나는 질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의 질문들 중 몇 가지만 예를 든다면, “그리스도인이 술을 마셔도 될까? 우울증을 기도로만 극복할 수 있을까?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최선의 전도일까? 복음을 들어 볼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은 지옥에 갈까? 그리스도인은 동성애를 특별한 죄로 여겨야 할까? 신의 존재를 믿을 만한 근거들이 있을까?” 등이다. 이 정도 이야기하면, 불온서적이 나온 것처럼 느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항적인 이들의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젊은이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충분한 이야기가 숨어 있음을 책장을 넘기다 보면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어쩌면 그리스도인이라고 자부하면서도 수많은 의심들과 싸웠던 저자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들에서 시작한다. 교회에서 인간관계에 치이고 이용만 당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하였고 기독교가 잘 만들어진 지배체계라고 보니 예수님의 부활은 더더욱 쉽게 믿어지지 않았던 사람이 바로 저자였다. 그래서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으며 하나님 없이 살아갈 이유를 찾다가 저자는 차라리 살지 않는 편이 더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이런 결론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여전히 교회에 출석하고, 선교에 참여하고 청소년들의 교사로 양육을 하면서도 어떤 티도 내지 않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통해 겪은 자신의 경험이 신앙에 대한 회의와 의심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더욱 이해하게 되는 배경이 되었다. 또한 신앙이 없는 사람들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다. 수많은 의심 가운데서도 신앙을 잃어버리지 않았고 그런 의심을 통과하며 차분해진 마음은 오히려 새로운 섬김의 자리가 무엇인지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 저자라서인지 이 책에서 인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변증의 대가들의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이 시대 최고의 변증가인 윌리엄 크레이그와 같은 영미권 신학자의 저서를 직접 번역하기도 했던 저자는 C.S. 루이스, 알빈 플란팅가, 존 레녹스, 톰 라이트 등과 같은 다양한 학자들과 변증가들을 이 책에서 소개한다. 또한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하버드, MIT 대학생들과 벌인 토론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청년들에게도 변증이 통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하였다.  

저자는 그동안의 유투브 제작을 통해 풍성한 이야기와 글들과 댓글들을 섭렵하여 이 책 ‘교회구석에서 묻는 질문들’을 펴내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받았던 질문들과 함께 논의되어야 할 굵직 굵직한 논증들을 소개하고 이를 설명하고 변증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신앙생활에 대해서, 교회에 대해서, 말씀에 대해서, 하나님에 대해서 정형화된 틀에 따라 변호하려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함께 고민하며 때론 비스듬한 시선으로 접근하며, 가슴의 뜨거움만이 아니라 차가운 지성의 절실함으로 승부한다.

저자는 동영상을 제작하고 생방송을 하면서 정돈되고 강화되고 특화된 콘텐츠로 맷집 좋은 변증가로 성장하였음이 이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우리는 수준 높은 스파링 파트너와 만났음을 직감하게 된다. 권투 선수가 스파링을 하는 이유는 실제 경기를 체감하기 위함이다. 스파링은 직접 경기에 임하기 전에 상대방과 가장 비슷한 체격과 유사한 전력을 가진 상대방과 만남으로 인해 훈련의 강도를 높이고 그로 인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신을 훈련시킬 수 있는 스파링 파트너를 만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상대방을 모른다는 무지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며 스파링을 통해 나의 약점을 깨닫고 보완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자신의 강점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여 그 강점을 더욱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지를 실험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우리는 그동안 먼저 싸워서 전투력을 증강해 온 저자를 만났다. 그는 직접 고민하고 씨름함으로 강력해진 스파링 파트너로서 충분한 내공을 지녔다. 저자와 함께 스파링을 하고 있노라면 어떻게 싸워야 할 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몸으로 체득하게 된다. 이런 훌륭한 스파링 파트너를 만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신윤희 목사(하늘향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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