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단상] 스스로 풀지니라(이사야52:1-3) 박태겸 목사(캐나다 동신교회 담임)

스스로 풀지니라(이사야52:1-3) 박태겸 목사(캐나다 동신교회 담임)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금의1일년은 10년 전에 10년 에 해당하며 100년 전에 100년에 해당하는 기간입니다. 2000년 전 신라시대의 천년 왕국에 해당하는 기간입니다. 신라 천년의 역사가 현재 1년의 역사와 맞바꿀 수 있을 만큼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1년 사이에 많은 것을 이룰 수도 있고, 또한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언하기를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갔다고 했습니다. 요한복음 1장에서 예수님을 만나기 전과 만난 후의 시간은 다르게 흐릅니다. “요한이 그에 대하여 증언하여 외쳐 이르되, 내가 전에 말하기를 내 뒤에 오시는 이가 나보다 앞선 것은 나보다 먼저 계심이라 한 것이 이 사람을 가리킴이라 하니라.” (요1:15)  예수님을 영접하면 내 뒤에 오는 시간이 내 앞에 먼저 있었던 시간으로 맞이하게 됩니다. 이것을 가리켜 <카이로스>의 시간이라 부릅니다.

우리가 1,000년 후를 미리 살 수 있습니다. 성도는 천국의 삶을 미리 살 수 있습니다. <카이로스> 는 핼라어로 ‘결정적인 순간’ ‘좋은 때’ ‘기회’를 뜻하며, 이는 단순히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인 ‘크로노스’와 다릅니다. <카이로스>는 매우 주관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 시간입니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시간입니다. 이는 그리스의 신화 속에 나오는 제우스의 막내 아들인 ‘시간의 신’을 가리킵니다. 앞머리는 무성하지만 뒷머리는 대머리이고 두 어깨와 양 발목에 날개가 달린 모습입니다. 왼손엔 저울을 잡고 오른손에 칼을 잡고 있습니다. 이는 기회가 왔을 때 앞머리를 잡아야 하고 그때 신중하게 저울에 달아보며 칼같이 빠른 결단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시간의 신 <카이로스>가 지나쳐버리면 다시 잡기 어렵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그럼 어떻게 이런 기회를 잡고 멋진 한해를 열어갈 수가 있을까요?

  1. 어두움에서 깨어나 아름다운 옷을 입고 깨어 있어야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1절) 

이는 부정하고 악한 것을 몰아내고 정결하고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는 것을 뜻합니다. 어둠에서 나와 빛 가운데로 걸어가다 보면 좋은 기회가 찾아 옵니다. 그래서 바울은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엡5:16) 라고 했습니다. 악한 시대 속에 갇혀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는 오지 않고, 아무리 돈을 모아도 집 한 채를 장만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주어진 모든 기회와 시간을 얻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루더라도 투자하는 모험이 필요합니다. 내가 가진 재능과 능력을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목적을 위해 사용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1. 기회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미리 기도하고 준비하는 자에게 다가옵니다. (2절) 

나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self)’ 입니다. 예루살렘을 망하게 한 것은 티끌(먼지)을 덮어쓰고 주저앉아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 처럼 자기의 세계 안에 고립되어 운명처럼 갇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이사야 선지자는 예루살렘을 향하여 “일어나 앉으라”고 말합니다. 그냥 주저앉아서 포기하지 말고 먼지를 털고 일어나 재건하라는 뜻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갈5:1)  라고 했습니다. 선악과를 따먹지 않고 생명나무 열매를 먹기 위해서는 스스로 선악과의 유혹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려야 가능합니다. 나사로는 무덤에 갇혔다가  예수님께서 찾아와 풀어주실 때, 그는 다시 쓰러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주저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죽은 자가 수족을 베로 동인 채로 나오는데 그 얼굴은 수건에 싸였더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풀어 놓아 다니게 하라.”(요11:44) 예수님의 친구 나사로는 예수님이 오셔서 다시 살릴 것을 믿고 기다리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민교회를 개척하고 건물이 없을 때 매일 토론토대학 ‘로바츠 리서치 도서관’에 앉아 시간을 보냈습니다. 로바츠 도서관은 거대한 연구단지로 예술과 사회과학과 행정분야와 종교 등 각종 전문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모든 장서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거기서 <제임스 게일>이라는1888년 캐나다에서 최초로 조선에 파송한 선교사의 글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온타리오주 키치너 알마 출신입니다. 그는 서울연동교회를 세우고 경신학교와 정신여학교를 세우며 38년 6 개월 동안 한국 선교사로 조선에 머물렀습니다. 그는 토론토 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낙스신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는 최초로 영문 신앙서적인 ‘천로역정’을 한글로 번역했고, 한국 문학을 영문으로 번역하여 조선을 서양에 소개한 최초의 선교사 입니다. 저는 그가 번역한 ‘춘향전’과 ‘구운몽’의 영어 번역본을 로바츠 도서관에서 만나고 너무나 감격 했습니다. 그는 한영사전을 최초로 만들고, 신구약 영어성경을 한글 성경으로 번역할 때 God을 <하나님> 으로 번역한 주인공 입니다. 조선의 절대적인 존재를 나타내는 단어로 <하나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성령의 사람인 것입니다. “조선보다 조선을 더 사랑했던 사람” “파란 눈으로 조선 사람보다 한글과 한문에 더 능통한 사람”으로 불려졌습니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그는 130년전 토론토대학 도서관에 주저앉아서 인문학 연구만 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거대한 토론토 옛성에서 걸어나와 제일 먼저 조선으로 달려가는 해안을 가진 선지자였습니다. 그는 일본이 세계 최강의 군사 대국이 될 걸 알았습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은 1년만 세계 최대의 기독교 왕국인 러시아를 무너뜨린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가 가진 선교의 열정을 식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조선이 일본을 넘어서서 영적, 정신적, 문화적으로 세상에 큰 영향력을 미칠 나라로 보았습니다. 그가 토론토대학에서 조선으로 나왔기에 그의 작품이 다시 토론토대학 도서관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갇힌 줄을 푸는 자에게 재창조의 기회를 주십니다.  

  1. 인생의 미래를 여는 기회는 돈이나 능력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3절) 

우리가 누리는 은혜와 평강은 값 없이 돈 없이 얻는 ‘속량’에서 나옵니다.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 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이사야55:1) 이말은 우리가 구하면 모든 것을 공짜로 주겠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마술사 시몬은 베드로와 요한이 기도할 때 일어나는 기적을 보고 돈을 주고 성령을 사려 했습니다. 그래서 성직매매를 시몬(Simon)의 이름을 따라서 ‘사이머니(Simony)’ 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혜의 수유 방식’을 설명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항한 ‘거룩한 프로포즈’를 제안합니다. 여기서 ‘값 없이(cheap)’는 “값 싼” 것이 아니라 ‘도저히 값으로 매길 수 없는(priceless)’  엄청나게 비싼 것이라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너희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다가 실패했으니, 올해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면 성취한다”는 뜻 입니다.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속량(redemption)’의 법칙입니다. 속량은 몸값을 지불하고 노예를 사서 자유케 해주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예복을 입고 천국 혼인잔치에 참여하여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그것은 초청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선택을 받는 것입니다. 초청받은 많은 청중 중에 단지 소수만이 선택을 받았습니다.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받은 자는 적으니라.” (마22:14) 속량은 성령님이 하시므로 값을 매길 수가 없습니다. 초청(invitation)과 선택(chosen)이 하나가 될 때 ‘속량(redemption)이 일어납니다. 조선(한국) 사람은 단지 잔치에 초청받은 것으로 끝나지 않고 특별한 민족으로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때 창조신학을 기반으로 한 ‘자연계시’와 십자가 신학을 기반으로 한 ‘특별계시’가 하나로 만나는 ‘속량’이 일어납니다. 올 한해 한국교회는 이 세상을 풀어주고 자신의 목에 메인 사슬을 스스로 풀어 갈 선택된(chosen)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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