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칼럼이상열 선교사의 원주민 이해하기 원주민과 창조설화 - 거북이 섬(Turtle Island)

[칼럼:원주민 이해하기] 원주민과 창조설화 – 거북이 섬(Turtle Island)

원주민과 창조설화 – 거북이 섬(Turtle Island)

한국에는 단군설화가 있다. 이 설화의 진실을 따지기 시작하면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하지만 설화를 통해서 창조시에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우리 민족은 그 창조를 통해서 어떤 교훈을 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북미 원주민들에게도 다양한 창조설화가 있다. 그중에도 단연 많이 등장하는 것이 거북이 섬 설화다. 원주민 구전 창조설화를 모아보면 세상을 등으로 떠받치고 있는 거북이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일부 원주민에게 거북이는 생명의 아이콘이며, 거북이 섬의 이야기는 이들의 다양한 정신적, 문화적 신념을 보여준다.

거북이 섬(Turtle Island) 이야기는 주로 캐나다 동부지역에 거주하는 알곤킨어 및 이로쿼이아어를 사용하는 원주민들이 대륙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거북이는 세상을 지탱하는 존재다. 여기에는 창조에 대한 다양한 영적 신념이 담겨 있기도 하고, 원주민 자신들의 정체성과 문화, 자율성 및 환경에 대한 깊은 존중의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다.

캐나다 동부 오지브웨 부족의 구전 창조설화에 따르면 거북이 섬의 이야기는 홍수가 난 지구에서 시작된다. 이 땅 위에 여러 문제가 창궐하고 사람들의 상태가 심각해지자, 이를 깨끗이 청소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창조주가 홍수를 일으켰다. 그러나 비버, 사향쥐, 거북이와 같은 일부 동물은 홍수에서 살아남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초자연적 존재인 Nanabush (Nanabozo)(또는 일부 Cree 이야기 에서는 Weesakayjack)는 동물들에게 물속 깊이 헤엄쳐 세상을 다시 만드는 데 사용할 흙을 모아 오도록 요청했다. 동물들은 물속으로 들어가 흙을 가져오려 애썼지만 다들 실패했다. 

마지막으로 물에 들어간 사향쥐도 오랫 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자 다들 실패한 줄 알았다. 한참 뒤 사향쥐는 물 위로 떠올랐지만 이미 죽어 있었다. 뭍으로 끌어내자 그의 발에 흙이 묻어 있었다. 오랜 잠수로 사향쥐는 목숨을 잃었지만 그 죽음은 헛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사향쥐의 발에 묻은 흙을 Nanabush가 가져다가 거북이의 등에 올려놓았고, 그 거북이의 등은 점차 커져서 땅이 되고 대륙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원주민들이 말하는 창조의 중심지, 거북섬의 전설이다.

그렇지만 모든 원주민 부족 안에 거북이 섬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부족마다 약간의 차이도 있다. 서북부 해안 쪽의 원주민 문화에서는 주로 까마귀가 기원 설화로 등장한다. 하이다 부족(Haida)의 설화에 따르면 까마귀가 Haida Gwaii를 만들고 세상에 빛을 가져 왔다고 한다. 또한 일부 이누잇 부족은 세드나라는 바다의 정령이 손가락으로 모든 바다 생물을 창조했다는 설화를 가지고 있다.

여러 창조설화는 모든 생명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인간이 여기서 어떤 귀중한 삶의 교훈을 얻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로 초점이 맞추어 진다. 우리가 원주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세계관과 가치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spot_img

최신 뉴스

인기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