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주민이해하기] 원주민과 백향목(Cedar Tree)

원주민과 백향목(Cedar Tree)

밴쿠버섬과 캐나다 BC주 및 미국워싱턴주 사이에 있는 연안 지역을 코스트 세일리쉬(Coast Salish)라고 하는데, 코스트 세일리쉬 사람들에게는 백향목의 기원에 대한 설화가 있다. 항상 자기 소유물과 음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선한 사람이 있었다. 창조주가 그의 친절함을 알아보고 훗날 그 사람이 죽으면 그가 묻힌 곳에 붉은 백향목이 자랄 것이고 그 나무가 계속 사람들을 돌볼 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밴쿠버 섬의 Nuu-chah-nulth 부족 또한 이와 비슷한 노란 백향목의 기원 이야기가 있다. 산을 오르던 세 명의 젊은 여성이 노란 백향목 나무로 변했기 때문에 노란 백향목은 산의 경사면에 자생하고 속껍질은 여자의 머리카락처럼 부드럽다고 한다.

캐나다에서 자라나는 백향목은 노란 백향목(Yellow Cedar Tree)과 붉은백향목(Red Cedar Tree)이 있다. 북부 해안가 원주민들은 백향목을 생명나무(Tree of Life)라고 부른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아낌 없이 나눠 주는 나무라는 것이다.

원주민 전통에서는 아기가 태어났을 때 백향목으로 아기의 요람을 만든다. 한 사람의 인생이 태어나면서부터 백향목과 함께 시작되는 것이다. 강이나 바다에 사는 원주민들은 이동용으로 작은 카누나 큰 배를 만들었는데, 단단하면서 가벼운 붉은 백향목이 최고의 자재였다. 붉은 백향목의 껍질도 장신구를 만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재료였다. 벌목이 남자들의 몫이었다면 모자, 귀걸이, 옷, 장신구 등의 물건을 만드는 일은 여자들의 몫이었다. 여기서 한가지 기억해야할 것은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필요한 물품을 얻기 위해서 백향목의 껍질을 얻을 때에도 나무를 자르는 대신 일부 껍질만 벗겨낸다. 함부로 나무를 상하게 하지 않고 보호하기 위함이다.

또한 원주민들은 몸이 아플 때, 특히 속병이 났을 때 오래된 백향목의 뿌리를 일부 재취해서 차처럼 끓여 마시기도 한다. 오래된 백향목은 원주민들에게 있어서 장수를 상징한다. 붉은 백향목 중에는 그 수령이 1000년을 넘기도 하고 높이는 70m이상으로 자라기도 한다. 이렇게 오래되고 거대한 백향목의 기운이 건강을 회복시켜 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악령으로부터 보호해 준다고 믿는다.

밴쿠버 다운타운의 스탠리 공원 등지에서 볼 수 있는 토템 폴 (일부 원주민들은 스토리 폴이라고 부름)도 붉은 백향목으로 조각되었다. 붉은 백향목은 가볍고 방수력이 있기 때문에 조형물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현대에는 나무 집을 만들거나 울타리를 만들 때에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서쪽 해안 북부 원주민들은 또한 죽음을 맞이 했을 때도 백향목으로 관을 만든다. 인생의 시작을 백향목 요람에서 시작하고 마지막을 백향목 관에서 마무리하는 그들에게 백향목은 생명나무였다. 성경에도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 가장 좋은 재료인 레바논의 백향목을 가져다가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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