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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희년 이야기] 벅찬 감동과 보람을 느끼게 해 준 문자 메시지

벅찬 감동과 보람을 느끼게 해 준 문자 메시지

지난 연말에 참으로 감사한 일이 있었다. 페이스북 친구인 한 분이 내게 다음과 같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주셨다.

“요즘 부동산 보면서 전세 4년으로 계약한 것이 너무 감사하네요^^ 재계약 때마다 전세 가격 얼마를 더 올려드려야 하나 생각했었는데요. 지난번 목사님께서 1인 시위 하셨다는 말씀에 제가 목사님께 빚진 자임을 느끼네요^-^ 어제 아내랑 부동산 이야기하다가 목사님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이어서 그 분은 내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신 후 “작지만 저의 빚진 마음을 목사님과 나누고 싶어서요”라고 말씀하시고 내게 송금하셨다. 

그 분이 말한 1인 시위는 내가 몇 해 전 가을 어느 날 점심시간에 약 1시간 30분 동안 국회 앞에서 한 것인데, 당시 나는 주거권기독연대 공동대표로서 세입자 서민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해 전월세인상률상한제와 세입자의 계약 갱신권 최소 5회 보장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요구하는 활동을 했고 그 일환으로 1인 시위를 했었다.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차를 타고 지나쳐 간 데 비해 보좌관들은 걸어서 오갔는데, 그 가운데 <부동산 계급사회>를 써서 한국 사회의 부동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경종을 울린 손낙구 보좌관님과 정책을 담당하시면서 토지평등권 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던 김우철 선생님이 지나가다가 우연히 나를 보고 와서 격려해 주신게 지금도 기억난다. 그때 나는 모자를 쓰지 않고 얼굴과 목을 보호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는데, 가을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1인 시위를 하고 난 후 피부가 빨개지고 각질이 벗겨지는 경미한 화상을 입기도 했었다. 

당시 내가 속한 희년사회는 주거권 분야에서 ‘만민 주거권 보호’라는 희년 원칙을 제도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주거권기독연대와 전국세입자협회의 창립에 힘을 쏟았다. 그리고 양 단체의 초대 사무국장을 모두 당시 희년사회 회원들이 맡았다. 그 회원들은 관련 상임위원회에 소속된 국회의원실을 일일이 방문해서 정책 제안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세입자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해온 많은 단체들이 있었는데, 그 단체들과 함께 주거권기독연대와 전국세입자협회는 세입자 주거권 보호를 위한 여러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했고, 희년사회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이 모든 활동을 최대한 뒷받침했다.

지난 정권의 세입자 계약 갱신권 1회 보장은 이런 노력들이 작은 열매를 맺은 것이다. 물론 주거권 단체들이 요구해온 수준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했지만 세입자 주거권 보호 입법의 첫 출발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비판적 지지를 보냈다. 앞으로 전월세 인상률의 상한을 법으로 정하여 전월세 가격의 폭등을 방지하고, 세입자의 계약 갱신권을 최소 5회 보장하면서, 이를 기존 세입자뿐만 아니라 신규 세입자에게도 적용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이루어 내야 한다. 

나는 연말에 그 휴대전화 문자를 받고 하나님이 그 분을 통해 나를 격려해 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이 표한 그 감사의 마음은 나 홀로 받을 수 없고 세입자 서민의 주거권 보호를 위해 노력해온 많은 분들이 받아야 마땅하다. 

지금까지 희년 사역을 해 오면서 이런 보답을 생각하거나 기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오직 부동산 소유자들의 기득권만을 보장하는 악법들 때문에,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고 2년마다 이삿짐을 꾸리거나 그 불안감에 잠 못 이루는 서민들의 고통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고 미력이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던 것뿐이다. 

그런데 내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 그 문자를 희년 사역을 해온 지 근 30년 만에 처음으로 받고, 나는 가슴 벅찬 감동과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분을 통해 나를 격려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고 또 그 분에게 감사했다. 그 분의 그 문자 덕분에 지난 연말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참으로 감사하고 따뜻한 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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