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칼럼박창수 목사의 희년이야기 부동산 투기를 해서라도 선한 일에?

[칼럼:희년 이야기] 부동산 투기를 해서라도 선한 일에?

부동산 투기를 해서라도 선한 일에?

이것은 실제로 어느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회가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을 알고 한 성도가 목회자에게 “교회가 부동산투기를 하면 됩니까?”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그 목회자는 “부동산 투기를 해서라도 많은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선교와 구제 사업을 더 많이 하면 좋지 않습니까?”라고 답변했다. 이 말을 듣고 질문한 그 성도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부동산 투기로 돈을 많이 벌어 교회에 헌금도 많이 하고, 또 선교와 구제 같은선한 일을 위해 사용하면 좋지 않은가?” 그 목회자의 이런 생각은 반(反)성경적인것이다. 성경의 가르침에 의하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 주지 않는다. 아무리 목적이 선하여도 그 수단이 악하면 이는 반성경적인 것이다. 성경에 의하면 목적도 선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수단도 선해야 한다.

로마서 12:1-2, “1.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2.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사도 바울에 의하면,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처럼 거룩해야 한다. 그런 삶이 바로 영적 예배이다. 구약의 제사법에 의하면,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은 거룩하고 흠이 없어야 한다. 비록 목적이 선하지만 그 수단이 악한 것일 때, 우리의삶은 거룩할 수 없고, 그런 흠 있는 제물을 하나님은 기뻐 받지 않으신다. 하나님이우리에게 바라시는 거룩한 삶은 목적뿐만 아니라 그 수단도 거룩한 삶인 것이다.

목적이 선하면 그 수단이 악해도 괜찮다는 생각은 세상의 사고방식에 젖어 버린것으로서 이 세대를 본받은 것이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고 증명하는 삶을 살라고 권면한다.

부동산 투기로 주택 가격과 전ᆞ월세 가격이 폭등했을 때, 한 신문에는 폭등한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 할아버지가 추운겨울에 아픈 허리를 두드리며 리어카를 끌면서 폐지를 모아야만 했고, 또 폭등한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가정주부들이 파출부로 나서야만 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리고 부동산 투기 광풍이 전국적으로 몰아친 1980년대 말, 그 광풍은 집값과 전ᆞ월세의 폭등으로 이어져, 결국 1990년 4월 이사철에는, 폭등한 전ᆞ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된 세입자 17명이 그 귀중한 생명을 스스로 끊었다. 그 중에는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죽은 그리스도인도 있었는데, 그의 유서는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다.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내 집 마련의 꿈은 고사하고 매년 오르는 집세도 충당할 수 없는 서민의 비애를 자식들에게는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집을 비워달라는 얘기를 들은 후부터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하나님 아버지! 정치하는 자들,

특히 경제 담당자들이 탁상공론으로 실시하는 경제정책마다 빗나가고 실패하는 우를 범하여 가난한 서민들의 목을 더 이상 조르지 않도록 그들에게 능력과 지혜를 주셔서 없는 자들의 절망과 좌절이 더는 계속되지 않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이처럼 부동산투기는 가난한 할아버지를 추운겨울에 리어카를 끌게 만들고 가정주부를 파출부로 내몰며,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까지도 죽음으로 내모는 극악무도한 죄인 것이다. 또한 부동산 투기는 한국 경제의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주범으로, 노동자와 기업가 등 경제 주체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 그러므로 절대로 부동산 투기를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많은 중산층과 부유층 그리스도인들도 부동산 투기를 자행하면서 번 돈을 하나님이 주신 복으로 간주하고 그 일부를 십일조와 감사헌금으로 드렸고, 많은 목회자가 그것을 축복해 왔다. 한쪽에서는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가난한 성도의 비탄이 하늘에 사무치고, 반대쪽에서는 부동산 투기로 일확천금을 번 부유한 성도의 감사기도와 목회자의 축복기도가 흘러넘친다면, 이 얼마나 불의한 교회의 현실인가! 그리고 이런 현실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실 것인가!

교회 안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본질적인 원인은 바로 성경을 모르기 때문이다. 모든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성경의 희년법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상고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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