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희년 이야기] 주의 은혜의 해

주의 은혜의 해

예수님은 안식일에 나사렛 회당에서 이사야서의 메시아 본문(사 61:1-2)을 찾아서 읽으신 후에 이 말씀이 응하였다고 말씀하셨다(눅 4:16-21). 이 본문을 ‘나사렛 메시아 선언’이라고 하는데, 예수님은 자신이 기름부음을 받은 메시아이심을 선언하시면서, 메시아의 핵심 사역으로 가난한 자에게 ‘주의 은혜의 해’ 곧 넓은 의미의 희년(안식년+희년)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말씀하셨다. 

이 본문은 두 가지를 강조하는데, 바로 ‘주의 성령’과 ‘주의 은혜의 해’이다. ‘주의 성령’이 임하셔서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신다.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다. 

첫째, 성령님이 예수님께, 그리고 예수님의 몸인 교회에 임하시는 목적은 다름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년을 전파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성령 충만을 위해 기도할 때, 그 목적이 나 자신이나 내 가족이나 내 교회만을 위한 것에서 멈추면 안 된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성령 충만으로 나아가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년을 전파하기 원하오니, 성령님, 우리에게 충만하게 임하여 주옵소서!” 이렇게 기도해야 한다. 이것이 이 본문에 담긴, 성령 충만을 구하는 기도의 중요한 목적이다. 나 자신이나 내 가족이나 내 교회만을 위해 성령 충만을 기도하는 ‘나를 위한 신앙’의 미성숙하고 이기적인 단계에 머무르지 말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성령 충만을 기도하는 ‘이웃을 위한 신앙’의 성숙하고 이타적인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년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령님이 임하셔야 한다. 희년은 결코 사람의 힘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희년은 오직 성령님이 임하셔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성령님이 임하시는 때는 우리가 간절히 기도할 때이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성령님의 충만을 간구해야 한다. 

이처럼 누가복음 4장의 나사렛 메시아 선언에서 예수님은 주의 성령이 그 위에 임하신 메시아의 사역은 바로 가난한 자에게 희년의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희년의 복음을 같은 누가복음 4장의 마지막에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으로 표현하신다(눅 4:43, “하나님의 나라 복음”).

곧 희년의 복음은 바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다. 따라서 예수님이 선포하신 희년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와 똑같은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복음은 ‘희년의 하나님 나라’인 것이다. 

구약에서 안식년(제7년)은 가난한 자가 빚을 탕감 받는 해이고, 희년(제50년)은 토지와 자유를 되찾는 해이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주의 은혜의 해’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으로, 그것을 믿는 모든 사람이 죄의 빚을 탕감 받는(죄를 사함 받는) 안식년, 그리고 토지(하나님 나라 기업)와 자유(마귀의 종노릇으로부터 해방되는 자유)를 되찾는 희년이다.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해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이 희년의 은혜를 온전히 누려야 한다. 하나님께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 나라의 기업 안에서 마귀의 종노릇으로부터 해방되는 자유를 누려야 한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성령님의 충만을 간구하면서 가난한 자에게 희년의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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