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세상돋보기] 빚으로 세워올린 바벨론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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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세워올린 바벨론의 허상

얼마 전 미국 월가에서는 한 투자회사에서 출시한 파생상품이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하면서 커다란 피해가 일어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 사건을 촉발한 사람은 미국에서 헤지펀드의 대부로 꼽는 줄리언 로버트슨의 수제자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TRS라고 하는 파생상품을 만들어서, 무려 5배의 레버리지 수익을 추구하는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운영했었다. 쉽게 말하면 5배의 빚을 내서 투자한 것이다. 그가 빚을 낸 규모가 우리 돈으로 56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가 이번에 투자했던 것이 급락하면서 그에게 투자했던 고객사에 커다란 피해를 입히게 되었다. 이틀간 그가 입은 손실이 무려 200억 달러, 22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름버그 통신은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현대 금융 역사에 기록될 만한 최단 시간 손실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무려 5배 레버리지의 파생상품이 그가 오랜 세월 동안 월가에서 쌓아올린 신뢰와 명예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것이다. 흔히 월가의 탐욕이라고 하지 않는가? 전에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이런 월가의 탐욕으로부터 촉발되었다. 이러한 패턴은 제국이 갖는 특징이기도 하다. 제국은 우리에게 화려한 성공과 커다란 부를 제안하며 성도를 미혹한다. 

하지만 제국이 제공하는 마법은 없다. 잠시 있는 것처럼 미혹되었지만 결국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된다.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제국의 레버리지 수익은 장밋빛 미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시한폭탄이 되어 한 사람의 인생과 제국을 무너뜨린다. 

코로나 19로 전 세계 경제가 경색이 되고 마비가 오자 각 나라마다 우선적으로 한 것이 돈을 찍어낸 것이다. 코로나 19로 각 나라마다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나라가 책임져 주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한 해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OECD가입 국가 중 2위를 기록했다.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100%를 넘어섰다. 게다가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빚투가 늘어나면서 국가 총 부채가 5천조원이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이정도 부채 수준이면  우리나라 총 생산(GDP)의 3배에 육박한다. 

이것은 미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미국도 지난 한 해 부채 수준이 GDP 대비 104%가 넘어가면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때 수준으로 근 80년 만에 최대치로 올라섰다. 그 규모만 하더라도 21조 6천억 달러, 23경 정도다. 이것이 최근에는 28조 달러로 올라섰다. 전 세계적으로는 빚이 281조 달러다. 300경 정도. 천문학적 액수의 빚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것이 빚밖에 없게 된다. 

다 제국이 책임지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것이 고스란히 제국의 시민들 등허리를 휘게하고, 어느 순간 작은 뇌관 하나가 터지면 연속으로 다 터져 제국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수십, 수백년 쌓아올린 제국의 영광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지금도 제국은 여전히 한 시간에 망할 수 있는 수많은 뇌관을 앉고 제국의 백성들에게 안심하라고, 제국의 품에 와서 쉬고 안식을 누리라고 초대한다. 그러나 한순간에 훅 하고 날라간다. 바벨론의 영성은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꿈틀대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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