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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본것같은 성지순례] 요셉교회 (The church of St Joseph)

요셉교회 (The church of St Joseph)

나사렛에 있는 마리아 수태고지 교회를 방문한 후에 위쪽으로 5분간 올라가면 조그마한 교회 앞에 한 사람이 지팡이를 짚고 다른 손으로는 나무를 든 채 계단에 앉아 있는 동상을 볼 수 있다. 강인하지만 겸손하게 보이는 이 동상의 주인공은 ‘요셉’이고, 손에 들고 있는 나무가 말하는 것은 그의 직업이 목수라는 것을 뜻한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능력이 예수님의 사역가운데 함께 하는 동안, 육신적으로 어린 예수님의 보호자는 아버지 요셉이었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되었기에 주님의 DNA는 요셉과는 관계없을지라도 주의 사자는 요셉에게 마리아 데려오기를 두려워 말라고 말씀하셨고(마 1:20), 요셉은 말씀대로 순종했다. 가이사 아구스도의 명령에 의해 모든 사람들이 호적신고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야만 했을 때 (눅2:1), 요셉도 나사렛에서 베들레헴까지150km가 넘는 길을 임신 말기인 마리아와 함께 갔다. 그리고 예수님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지만, 헤롯의 핍박을 피해 애굽으로 피신하라는 천사의 지시에 따라 요셉은 한밤 중에 마리아와 함께 어린 예수를 데리고 유대 지방에서 이집트의 카이로로 피신하였다. 그 후 헤롯이 죽은 뒤 다시 이집트에서 갈릴리 나사렛으로 돌아와서 정착한 장소가 요셉의 집인 현재의 요셉교회 자리라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예수님이 애굽에서 돌아오셔서 약 30세가 되기 전까지 사셨던 집이 바로 아담한 크기의 교회, 요셉교회의 기초 부분인 것이다.  교회 정문에서는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있다.  어린 예수, 마리아 그리고 요셉이다.  세 사람의 가족이 서 있는 모습이 말하는 것, 이 교회의 이름은 ‘요셉교회 혹은 성 가족 교회’이다.  교회에 입장해서 왼쪽편으로 내려가는 입구에 걸린 그림은 어린 예수님이 목수로서 일을 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1세기에 목수라고 번역된 헬라어 단어 텍톤(τέκτων)은 ‘돌을 다루는 자’라는 뜻이다.  한국은 나무가 많아 집이나 건물을 지을 때 주로 나무를 사용했지만, 2천년 전 이스라엘 땅의 목수는 나무를 포함해 주로 돌을 다루는 힘든 작업이었다. 나사렛에서 북쪽으로 11km 떨어진 갈릴리의 수도로 세포리스가 건설될 때, 아마도 예수님은 그의 아버지 요셉과 함께 그곳에서 목수로서 일을 했을 수도 있다. 카르도(cardo)와 데쿠마누스(decumanus)와 같은 큰길을 내고, 집들을 짓고, 물 저장소를 만들고, 야외극장을 만드는 작업을 강렬한 햇빛을 받으며 일을 하셨을 것이다.  단단한 돌을 옮기고 다듬는 작업은 많은 시간과 육체적 인내를 요구한다. 육체 노동은 땀을 흘린 만큼 정직하게 결과가 만들어지고 요행은 없는 것이다. 아버지 요셉으로부터 기술을 배워 일을 했기에 아마도 그는 사람들이 인정하는 기술자 혹은 엔지니어로 통했을 것이다. 예수님이 요단강에서 성령충만을 받고 회당에서 설교하셨을 때 동네 사람들이 그를 부르는 명칭이 바로 이것을 말한다.   

이 사람이 마리아의 아들 목수가 아니냐예수를 배척하니라 (막 6:3)

안식일에 예수님이 나사렛 회당에서 동네 사람들을 향해서 말씀을 전하실 때, 은혜를 받기보다는 예수님을 배척하고 죽이려고 했다 (눅 4:29). 동네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목수의 아들이며 ‘목수’였다.  어떻게 보면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받던 기술자 엔지니어 ‘목수’였던 것이다. 그럼 ‘왜 예수님은 30세에 하나님의 사역을 시작하셨을까?’  제사장들은 30세의 나이에 성막에서 봉사를 시작하고(민 4:3), 다윗이 왕이 되었던 나이는 30세였고, 에스겔 선지자가 30세의 나이에 선지자로 부름을 받기도 했지만 (겔 1:1), 또 다른 의미가 있지는 않을까? 

예수님께서 목수일을 하는 그림을 지나쳐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제단 위에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 그림에 누군가가 ‘운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수님의 보호자 요셉이 죽는 그림이다. 성경에는 아버지 요셉이 소년 예수의 성년식에 마지막으로 등장한다. 가족 모두가 성년식을 축하하기 위해 나사렛에서 예루살렘 성전까지 올라 갔다가, 성년식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예수를 잃어버렸다. 성년식은 가족들뿐만 아니라 동네 축제였다. 요셉과 그의 가족들만 예루살렘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도 같이 올라 갔을 것이다. 예루살렘으로부터 하룻길을 간 후 요셉과 마리아는 예수를 찾으러 다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고 성전에 있던 예수를 찾게 된다 (눅 2:48). 이 사건 이후로 요셉은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아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을 때도 등장하지 않는다. 1세기 남성의 평균 수명은 40세였고, 25세에 요셉이 마리아와 결혼했다고 한다면 예수님의 성년식쯤에는 이미 40세 안팎이었을 것이다. 힘든 육체 노동이 직업이었던 요셉은 예수님이 20세 되기 전에 죽었을 수도 있고, 장남이었던 예수님은 목수로서 최선을 다해 집의 경제를 책임지지 않으셨을까 추측해 본다.  그리고 그가 하나님의 사역에 전적으로 헌신할 때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희생하는 구원자가 되셨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교회에서뿐만 아니라, 내가 속한 가정과 사회 속에서 먼저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야 되는 것이다. 고르반이라고 외치기만 하면 가족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고 믿는 바리새인들과는 다르게 주님은 가정에서도 본이 되셨던 것이다.

너희는 가로되 사람이 아비에게나 어미에게나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고르반 곧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만이라 하고 (막 7:11)

글, 사진_ 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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