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본것같은성지순례] 하롯샘(Ein Harod)

하롯샘(Ein Harod)

길보아산 북쪽 이즈르엘 평야와 맞닿아 있는 곳에 기드온 동굴이 있다. 3월과 4월이면 하롯샘 국립공원은 길보아 붓꽃(Gilboa Iris)으로 뒤덮이고, 유칼립투스 나뭇잎이 만드는 그늘은 평화로운 이즈르엘 골짜기를 바라보며 가족 나들이를 하기에 너무나 안성맞춤인 장소다. 하롯샘 앞에 자리를 깔고 누우면 뒤로는 길보아산, 앞에는 하롯샘의 물가, 잔디, 이즈르엘 평야에서 고개 숙인 푸르른 밀밭에 덩달아 마음도 풍요로와 진다. 이렇게 평화로 가득한 장소이지만 하롯샘이라고 하면 성경의 전쟁과 연관이 된 곳이다. 이곳에서 기드온이 미디안 족속들과 싸우기전 그의 군사들이 진을 쳤던 곳이다. 

여룹바알이라 하는 기드온과 그를 좇은 모든 백성이 일찌기 일어나서 하롯샘 곁에 진 쳤고 미디안의 진은 그들의 북편이요 모레산 앞 골짜기에 있었더라 (삿 7:1) 

여호수아에 의해서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땅 정복전쟁 가운데 땅을 지파별로 분배했다. 모세와는 다르게 여호수아는 후계자를 세우지 못하고 죽었고, 그와 함께 했던 동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믿음도 자손들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와 하나님 대신 가나안의 신들을 섬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세대 사람도 다 그 열조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여 바알 들을 섬기며 (삿 2:10-11)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의 신들을 섬기기 시작했을 때, 이방민족들이 쳐들어와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경작한 그 땅의 소산물들을 강탈해 가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때마다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하나님께서는 사사(Judge)를 보내주셨는데, 법을 집행하는 ‘판사’라는 의미보다 ‘구원자(deliverer)’의 의미에 합당한 자들이었다. 이들은 이스라엘 왕정시대 전까지 남자는 총 14명, 여자는 1명이었다. 이들은 약 110년 동안  모압, 가나안, 암몬, 아말렉 그리고 미디안 족속들과 싸워 그들로부터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해 냈던 것이다. 

미디안 족속들은 트랜스 요르단의 아라비아 사막쪽에서 요단강을 건너 이스라엘 정착촌들에 쳐들어 왔다. 그들은 집과 들판을 파괴하고, 사람을 죽이고 땅의 소산물을 빼앗아 갔다.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곡식을 추수할 때 쳐들어와서 모든 것을 약탈해 갔던 것이다. 이런 비참한 상태는 7년이나 지속이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구원할 사사, “구원자”를 보내주셨는데, 그가 기드온이었다. 

여호와의 사자가 아비에셀 사람 요아스에게 속한 오브라에 이르러 상수리나무 아래 앉으니라 마침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미디안 사람에게 알리지 아니하려 하여 밀을 포도주 틀에서 타작하더니 (삿 6:11) 

원래 밀을 타작하는 타작 마당은 주변의 지역보다 높은 지대에 위치한다. 한 예로, 솔로몬 성전이 세워졌던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은 해발 750미터에 위치한 곳이다. 지중해 쪽에서 동쪽 광야로 바람이 불면 타작된 밀은 알곡이 먼저 땅에 떨어지고 곡식의 껍질은 바람에 날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미디안 사람들의 압제 하에 있었던 사사기 6장 시대에 사방팔방으로 터져 있는 타작마당과 같은 높은 곳에서 밀을 흩날리면, 주변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보고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중에는 미디안 사람들도 포함되었을 것이고, 배고픈 사자와 같은 미디안 사람들이 와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가고 말았을 것이다. 따라서 경사진 반석을 깍아 만든 포도주 틀에서 타작을 했다는 것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 내지 못하는 기발한 방법으로 밀타작을 했던 기드온의 주도 면밀한 성격을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기드온을 선택하셨다. 

기드온과 그를 좇는 모든 백성들이 하롯샘 곁에 진을 쳤는데, 그 숫자는 삼만 이천명에 달했다. 모여든 사람들이 피난민이었는지, 진정한 전투원이었는지 구별하기 위해 기드온은 이렇게 말했다. 

두려워서 떠는 자여든 길르앗산에서 떠나 돌아가라 하라 하시니 이에 돌아간 백성이 이만 이천명이요 남은 자가 일만명이었더라 (삿 7:3) 

하나님께서는 남은 자들 중 진정 싸우기를 원하는 자를 추리기 원하셨고, 물가에서 물을 마시는 모습으로 판단하기 원하셨다. 기드온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롯강으로 인도했고, 그들은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 무릇 개의 핥는것 같이 그 혀로 물을 핥는 자는 너는 따로 세우고 또 무릇 무릎을 꿇고 마시는 자도 그같이 하라 하시더니  손으로 움켜 입에 대고 핥는 자의 수는 삼백명이요 그 외의 백성은 다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지라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물을 핥아 먹은 삼백명으로 너희를 구원하며 미디안 사람을 네 손에 붙이리니 남은 백성은 각각 그 처소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 (삿 7:5-7)

모인 사람들 중에 삼백명만이 손으로 물을 떠서 입에 대고 마셨고, 나머지는 무릎을 꿇고 개가 그 물을 핥는 것과 같이 마셨다. 그들은 무릎을 꿇고 우상을 숭배하듯 자연스럽게 그 자세를 취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 모습은 그들이 우상 숭배의 죄에 젖어 있던 것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기드온은 자신들의 삶속에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우상을 숭배하지 않았던 300명만 남기고 모두 돌려보냈다. 300명이란 적은 숫자로 기드온은 미디안의 십삼만 오천명을 무찔렀다. 

하나님께서는 평소에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신앙을 지켰던 소수의 사람들을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을 구원했던 것이다. 

사진,글_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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