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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진수장로의 성공적인 실패]사업의 첫 장을 마감하다

성공적인 실패 (18) – 사업의 첫 장을 마감하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우리 회사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우리 회사 고객은 대부분이 제약회사 이었고 그들이 금융위기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 위기 전에는 두 차례의 위기는 있었지만 이번에 생긴 위기는 그것과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그 해 회사는 매출액의 10% 정도의 손실을 경험했다. 이것은 평균 20-30%의 이익을 낸 이전 해에 비하면 매우 큰 손실이었다. 은행은 융자 제한선에 절반도 도달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은행은 여러 가지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위기가 언제 끝날 것인지 끝이 보이지 않았다. 회사가 많은 이익을 남길 때 나는 거의 40%의 이익을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재투자를 한 상태이어서 가지고 있는 현금이 별로 없었다. 이런 위기가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9년 최대의 노력을 한 결과 더 이상의 손실은 없었지만 그 전해의 손실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회사의 운영이 힘들어 지면서 회사를 팔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2010년 봄 CSC (Computer Science Corporation)에서 우리 회사를 사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 CSC는 우리 회사의 기술력과 고객이 현재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과 고객을 합할 때 전략적인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처음 그 회사가 제안한 금액은 내가 생각하였던 금액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이 가격은 전략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았을 경우는 적당한 가격이었다. 그러나 나는 전략적인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를 팔아야 할 필요는 없었다. 조금 힘이야 들겠지만 재생할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이 처음 제안한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자 그들은 전략적인 가치를 추가한 가격을 제시하여 왔고 나는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그러나 합병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6개월 정도로 생각하였던 기간이 거의 9개월 이상이 걸렸다. 제일 큰 문제는 회사를 팔려고 한다는 소문이 서서히 번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직원들은 서서히 동요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기간은 나에게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나는 수석 부사장을 사장(President)으로 승진시키고 나는 최고경영자(CEO)의 업무만 담당하기로 결정하였다. 나는 회사가 합병됨과 동시에 회사의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것이다. 후임자를 선택하여 놓고 뒤에서 돕는다고 하는 것이 잘못되면 회사가 원하는 안정을 방해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합병의 실제 업무 대부분을 승진한 사장에게 맡겼다. 드디어 2010년 12월 23일, 18년 이상 지내온 Image Solutions Inc(ISI)는 마지막 장을 내리게 되었다. 나는 회사 주식의 40% 정도를 회사를 위해 헌신한 주요 직원에게 이미 나누어 준 상태였다. 총 74명이 합병을 통한 혜택을 받았으며 그 중 6명은 백만장자의 명단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회사 주식으로 인하여 조금의 혜택도 받지 못한 직원을 상대로 감사의 엽서와 같이 특별 보너스를 지불하였다. 그것이 내가 직원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감사의 표시였던 것이다.

이 회사를 판매하면서 생긴 금액의 상당 부분을 내가 이미 설립해 놓았던 개인 자선단체인 Grace Charity Foundation 에 기부했다. 우리 가족의 소비 패턴으로 보아 그 돈을 다 쓰고 죽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금액으로 지금도 선교와 교육을 지원하고 있고 지난 10년간 이전 회사에 근무한 직원들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회사를 팔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금융위기에 의한 자금 압박 때문이었다. 이것은 분명히 위기를 준비하지 못한 나의 경영 미숙에 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회사를 팔게 됨으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캐나다 원주민을 위한 일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캐나다 원주민 회사 긱섬을 시작하기 위해 제법 큰 돈이 들어갔지만 외부의 후원 없이 나의 결정으로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었다.

그리고 내가 회사를 판 시기가 50대 중반이었다. 어찌 보면 조기 은퇴를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는 최적의 상황이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 뿐 아니라 육체적인 힘도 새 일을 시작하기에 충분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되는데 그 힘이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그 때 시작한 회사가 정상 궤도에 들어섰고 앞으로 최소한 15년은 내가 할 일이 충분히 있다. 나는 은퇴를 80살 까지 연기한 셈이다. 실수가 실수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시작이 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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