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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패밀리얼라이브_자녀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

자녀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

개역개정 성경 127편 3절에서는 자녀를 “여호와의 기업”이라고 말합니다. 기업 혹은 선물이라고 번역된 단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나할라(nachalah)’인데 이 말은 소유 혹은 재산이나 유산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유산으로 물려 받은 기업은 자신이 수고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선물로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같은 구절을 현대인의 성경에서는 “여호와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구약성경에서 기업이라는 말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한 후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각 지파들에게 나누어 준 땅을 가리킬 때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레위기 25장 23절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토지는 여호와께서 나누어 주신 기업이지만 토지의 진짜 주인은 여호와 하나님이라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자녀들 역시 여호와께서 부모들에게 나누어 주신 기업이지만 자녀의 주인은 부모가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이십니다. 부모들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하나님께서 세상에 보내신 생명을 돌보고 양육하는 하나님의 대리자, 혹은 청지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지기는 주인을 대신하여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뜻을 따라 일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부모는 자기 마음대로 자녀를 양육해서는 안 되고 자녀의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자녀를 양육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자녀는 부모에게 있어 소유권이 주어진 선물이 아니라 돌보고 이끌어주어야 할 책임과 함께 맡겨진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녀는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양육을 위임하신 존재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가나안 땅은 하나님께 받은 선물인 동시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경작하고 관리해야 할 대상이었던 것처럼 부모에게 있어서 자녀는 하나님께 받은 선물인 동시에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돌보고 이끌어주어야 할 대상입니다.

부모들이 자녀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자녀의 주인이 하나님이신 동시에 하나님께서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세상에 보내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를 자기 마음대로 조종해서는 안 되고 자녀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을 이루어 드릴 수 있도록 자녀에게 하나님의 뜻을 가르쳐주면서 이끌어주는 안내자가 되어야 합니다. 

자녀가 선물인 또 하나의 이유는 부모가 사랑을 줄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는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와 함께 사랑을 주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사랑을 받을 때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표현할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낍니다. 자녀는 부모에게 있는 사랑을 줄 수 있는 대상, 즉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동안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축복을 누릴 수 있고 자녀와 사랑을 나누는 축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가 자라는 동안 부모는 자녀를 보호하고 돌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자녀를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녀는 부모 밑에서 적정 기간 자란 후에는 부모에게서 떠나 독립적인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녀는 부모에게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자녀는 부모가 소유할 수 있는 선물이 아니라 관계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는 하나님께서 부모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사랑을 나누도록 보내신 존재이며 부모가 자신의 사랑을 나눔으로써 사랑의 관계를 맺도록 보내신 선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우리 모두는 사랑이신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기 때문에 인격 깊은 곳에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감추어져 있습니다. 비록 타락으로 인해 우리의 본성이 죄로 물들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이 변경된 것은 아닙니다. 사랑이신 하나님의 형상의 본질이 사라진 것은 아니므로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 때 우리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고 그렇게 할 때 안정감과 행복감을 경험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며 살도록 인간을 그 분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녀가 선물인 이유는 무엇보다 자녀와 사랑의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녀를 양육하는 시간은 자녀와 사랑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부모는 자녀와 평생 사랑의 관계를 맺는 축복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만일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인 줄 착각하고 자녀를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거나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한 도구로 생각한다면 자녀뿐 아니라 부모 자신도 행복하지 못하게 됩니다. 

선물은 선물을 주는 사람의 의도를 잘 이해할 때 그 의미가 더 잘 살아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자녀라는 인격체를 선물로 주신 의도는 소유로 삼으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자녀와 사랑의 관계를 맺음으로써 사랑이신 하나님의 형상을 드러내는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많은 것을 소유할 때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허락하신 많은 기회들을 통해 그 분의 형상을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을 때 기뻐하실 것입니다. 

요컨대, 자녀는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주신 선물이지만 소유권이 이전된 선물이 아닙니다. 이 선물의 주인은 여전히 하나님이십니다. 이 선물은 책임과 함께 맡겨진 선물이므로 자녀를 양육하는 일은 사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선물인 이유는 자녀와 맺을 수 있는 사랑의 관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진경 (전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inquiry@familyaliv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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