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김재유 선교사와 함께하는 원주민 선교 이야기] 풍성한 감사

김재유 선교사와 함께하는 원주민 선교 이야기 (10) – 풍성한 감사

유래없이 더웠던 여름이 물러가고, 짧은 가을이 황급히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름이 무척 더웠던 만큼, 금년 겨울은 혹독하게 추울 것이라는 예상에 벌써부터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그래도 금년 가을은 유난히도 단풍이 아름다워서, 낙엽이 쌓인 산책로를 걷노라면, 무심한 마음에도 설렘이 있어서, 낭만의 시 한구절이 떠오르곤 합니다 – “시몬, 너는 아는가, 낙엽 밟는 소리를!” 가을은 낭만과 풍성한 수확의 계절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10월에는 추수 감사절이 있어서, 감사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새싹이 움트는 봄에 씨를 뿌리고, 뜨거운 태양아래 땀 흘려 일하고, 가을을 맞이하면서 풍성한 수확을 한아름 가슴에 안고 마음까지도 넉넉해지는 계절이, 가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지난3년여 기간동안, 그렇게도 우리를 죽음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힘들게 했던 코로나 펜데믹도 이제는 거의 물러가는 것 같아서 금년의 추수 감사절이 얼마나 더욱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며 곰곰이 생각해보면, 오늘의 풍성함에 이르기까지, 참 감사할 사람과 일이 많은 것을 새삼 발견하게 됩니다. 먼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면서, 특별히 코로나를 물리치시느라 불철주야로 수고하신 의료종사자 분들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성경은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나가전서 5:18)”고 하시면서 또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 (골로새서 2:7)”고 명령하십니다. 그래서, 특별히 그리스도인은 “범사에 감사(함)를 풍성히 넘치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고, 그렇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길인 것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특별히 이 감사의 계절에, “여호와께서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꼬 (시편 116:12)”라고 묵상하다가, 우리가 흔히 “감사장”이라고 부르는 시편 136편의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는 말씀을 되새기게 됩니다. 인생의 위기와 고난의 순간 순간마다 언제나 함께하시며, 피난처와 도움이 되어 주셨던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우리는 기억하게 됩니다. 이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선하시며 인자하심이 끝이 없으신 창조주 하나님께 특별한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그런데, 이 땅의 주인인 원주민들도 참 감사가 넘치는 삶을 살아왔던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들은 사람 뿐만 아니라, 동식물과 심지어 물, 태양, 우주공간 등의 자연에 까지 감사(고마움)를 간직하고 지혜롭게 살았던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서구문명으로 대변되는 비원주민들은, 주변의 모든 것들을 자기중심적으로, 자신의 유익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 변화시키고 사용하려고 한다면, 원주민들의 세계관은, 라코다 부족의 인사말인 “미타쿠예 오야신 –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 되어있다. 모두가 친척이다”는 말이 함축하고 있는 것처럼, 서로 존중하며, 하찮게 보이는 미물까지도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할 소중한 운명공동체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2022년 4월22일자 본 컬럼 참조 바람) 원주민들의 이런 감사의 삶을 잘 표현한 이로쿼이족의 “자연에게 드리는 기도문”을 소개해 드립니다.

“밤과 낮을 쉬지 않고 운항하는 어머니 대지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다른 별에는 없는 온갖 거름을 지닌 부드러운 흙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해를 향하고 서서 빛을 변화시키는 이파리들과, 머리카락처럼 섬세한 뿌리를 지닌 식물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들은 비바람 속에 묵묵히 서서 작은 열매들을 매달고 물결처럼 춤을 춥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하늘을 쏘는 칼새와 새벽의 말없는 올빼미의 날개를 지탱해 주는 공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우리 노래의 호흡이 되어 주고 맑은 정신을 가져다 주는 바람에게.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우리의 형제 자매인 야생 동물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자연의 비밀과 자유와 여러 길들을 보여주고, 그들의 젖을 우리에게 나눠 줍니다. 그들은 스스로 완전하며 용감하고 늘 깨어 있습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물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구름과 호수와 강과 얼음산에게도. 그들은 머물렀다가 또 여행하면서 우리 모두의 몸을 지나 소금의 바다로 흘러갑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눈부신 빛으로 나무 둥치들과 안개를 통과해 곰과 뱀들이 잠자는 동굴을 덥혀 주고, 우리를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태양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수억의 별들, 아니 그것보다 더 많은 별들을 담고 모든 힘과 생각을 초월해 있으면서 우리 안에 있는 위대한 하늘, 할아버지인 우주 공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pp 29-30)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라는 후렴이 참 진하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금년 가을에는 서로 존중하며, 서로 돕고, 감사가 풍성한 공동체가 될 뿐 아니라, “그런 마음”으로 우리가 세상에 유익과 풍성함을 끼치는 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기를 소원해 봅니다. 감사해요~~. 

김재유 선교사 (알버타 사랑의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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