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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세상돋보기] 습관은 몸이 아니라 공간에 밴다.

습관은 몸이 아니라 공간에 밴다.

요즈음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많이들 지쳐가고 있다. 사람은 원래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도록 창조된 존재다. 공간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거리두기를 하니, 공간이 제한된다. 한 공간 안에서 직접적인 인간관계 없이 계속해서 폐쇄적으로 머물러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기 존재감을 확인받지 못하고 우울해지기 쉽다. 우리는 공간이 주는 힘을 좀 더 예민하게 자각할 필요가 있다.

거리두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예배를 드릴 때, 많은 성도들이 자세가 흩어지고 집중이 안 되는 것을 경험한다. 오랜 세월 습관적으로 예배를 드렸음에도 왜 이렇게 흐트러지는 것일까? 그것은 습관이 몸 이전에 공간에 배기 때문이다. 습관은 일정한 시간과 일정한 장소에서 반복하도록 길들여진 행위다. 묘하게 거기만 가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위가 습관의 본질인 것이다. 그래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내 의지만 갖고 어떤 습관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수험생들도 보면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잘 되지 않아서 독서실이나 카페로 가서 공부하지 않는가? 왜 그런가? 집은 쉬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늘 쉬고 밥 먹고 충전하던 공간에서 다시 공부를 하려니 몸과 우리의 의식이 저항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집이라는 공간에서 하나님께 예배드리기는 만만치 않다. 집이 주는 공간의 저항력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한 성전에 가는 분위기로 집안의 공간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예배 전날 집도 깨끗이 치우고 몸도 깨끗이 씻고, 옷도 새롭게 입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찬송도, 신앙고백도 성전에서 하듯 소리내어 하라. 기억하라. 습관은 몸 이전에 공간에 밴다.

할 수 있으면 주중에 교회에 나와 짧게라도 기도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라. 집을 벗어나 교회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새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거리두기로 우리의 공간이 제약을 받는 요즈음, 우리는 보다 새로운 공간을 향한 갈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시 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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