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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본것같은 성지순례] 삭개오의 돌무화과 나무(Zachaeus’ Sycamore Tree)

삭개오의 돌무화과 나무(Zachaeus’ Sycamore Tree)

예수님께서 3년 공생애 동안 머무신 가버나움에서 예루살렘으로 오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길을 이용하실 수 있었다. 첫번째는 중앙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현재의 60번 도로인 족장의 길이요, 두번째는 데가볼리를 통과하는 길이다. 즉 가버나움에서 벳산을 거쳐 요르단에 있는 왕의 대로(King’s Highway)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다 중간중간의 데가볼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세례요한의 공동체가 있는 베다니를 지나 요단강을 건너 여리고에 도착하셨을 것이다.  

현재 예수님이 삭개오를 만났다는 장소에는 나무의 나이가 최소한 수백 년은 넘게 보이는 돌무화과 나무(Sycamore)가 있다. 이것은 여리고 중앙시장 교차로 옆에 있으며 삭개오가 올라갔다고 전해져 내려 오는 나무이다. 예수님을 둘러싼 사람들이 너무 많아 키가 작은 세리장 삭개오는 그를 보기 위하여 돌무화과 나무에 올라가야 했다.  그 나무 근방에 그리스 정교회(Greek Orthodox)가 있는데, 교회 마당에 유리로 보호하고 있는 죽은 돌무화과 나무 밑동이 있다. 정교회 측에서는 삭개오가 바로 이 나무에 올라갔고, 이 나무 밑동이 삭개오가 올라간 나무의 일부분이라고 한다.  삭개오가 올라간 나무가 현재 여리고 중앙시장 옆에 있는 고령의 나무인지 아니면 그리스 정교회에 있는 죽은 나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삭개오가 올라간 나무는 “뽕나무”가 아니고 “돌무화과 나무”였으며,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가, 여리고 중앙시장 옆 어딘가였을 것이다.

여행자가 여리고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때는 샘물이 지나가는 길인 와디켈트(Wadi Kelt)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감람산 동쪽편 또 다른 베다니, 벳바게를 거쳐 감람산, 그리고 기드론 골짜기를 통해 예루살렘 성전에 다다르게 된다. 주님께서는 광야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강도 사건을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을 떠난 어떤 사람이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 가진 것 다 빼앗기고 피를 흘리면서 쓰러져 있을 때, 제사장도 레위인도 그냥 지나갔는데 한 사마리아인이 그를 도와주었다고 말씀하셨다. 이 비유를 말씀하시고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눅 10:30-37)

예수님 당시의 여리고는 예루살렘에서 28 Km동북쪽으로 떨어진 곳으로,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던 도시였다.  12,000명의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그 도시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이 되며, 그들은 여리고와 예루살렘을 빈번하게 왕래했었다. 실제 헤롯의 겨울궁전은 여리고에 있었고, 그가 죽을 때 여리고의 의인 50명을 같이 죽이라고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가 혼자 죽으면 아무도 우는 사람이 없을 것이기에 제사장이나 레위인 같은 의인들이 죽으면 그들 때문에 통곡의 소리가 온 도시에 메아리 칠 것을 노린 유언이었던 것이다. 이 유언은 실행되지 않았다. 사람이 죽든 살든 나 자신만의 거룩함을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했던 제사장과 레위인들의 도시인 여리고에 죄인 중의 죄인 ‘세리장’이 있었다. 세리장이란 직업을 가진 사람은 오직 성경의 누가복음 19장에만 등장하는데, 그는 상당한 부자였다. 

삭개오라 이름하는 자가 있으니 세리장이요 또한 부자라 (눅 19:2)

삭개오가 살았던 도시 여리고는 ‘작은 천국(a little paradise)”이라고 불리던 곳인데, 사해바다가 근방에 있고, 겨울이 없으며, 아름다운 광야에 자리잡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오아시스 도시이며, 최고의 대추야자 산출지였고, 그윽한 향기가 가득한 장미 정원이 있는 곳, 그리고 고대 세계 최고로 비쌌던 향유 중의 하나였던 발삼의 산지였다. 헤롯의 궁전이 여리고에 있었고, 야외극장과 원형경기장이 지어졌다. 어쩌면 그곳은 마귀가 예수님을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인 바로 그 도시였는지도 모르겠다.

마귀가 또 그를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마 4:8)

그런 세상의 영광이 가득한 곳에 소경 거지 바디매오가 여리고 길가에 앉아있었다. 소경만 되도 불쌍하고, 거지만 되도 불쌍한데, 소경에다가 거지였던 자가 바디매오였다(막 10:46). 그는 나사렛 예수가 지나간다는 소리를 듣고 크게 소리질러 가로되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외쳤다. 주님은 그의 소원을 물어보셨고, 바디매오는 “보기를 원하나이다”(막 10:51)라고 대답했다. 그는 믿음으로 구원받고 곧 보게 되어 예수를 따르는 자가 되었다.

주님은 여리고에서 가장 불쌍한 자였던 바디매오에게 은혜를 베푸신 후, 이번에는 그 도시에서도 알아주던 부자 삭개오를 만나주셨다. 예수님은 제사장들과 레위인들로 가득했던 의인들의 도시 여리고에서 “죄인 중의 죄인, 세리장 삭개오를 만나시고 아예 그의 집에 얼마간 있기로 작정을 하셨다. 

뭇사람이 보고 수군거려 가로되 저가 죄인의 집에 유하러 들어갔도다 하더라 (눅 19:7)

예수님을 만난 삭개오는 구원받았고, 전승에 따르면 가이샤라의 초대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님이 되었다고 한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는 물론이고 부자에게도 찾아오시는 구원자이시다.  나 같은 사람은 주님을 못 만난다고 말하지 말자. 바디매오처럼 주님을 애타게 부르는 자와, 부끄러움을 뒤로하고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 절실히 예수님을 찾은 삭개오와 같은 자에게 인자한 주님은 긍휼과 은혜를 베푸시기 때문이다.

인자의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눅 19:10)

글, 사진_ 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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