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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본것같은 성지순례] 네비 사무엘(Nebi Samuel National Park)

네비 사무엘(Nebi Samuel National Park)

“팔레스타인 어느 곳에서도 네비 사무엘과 같은 주변의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은 없다. 그것은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인 예루살렘을 잘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고, 이런 곳은 어느 곳에도 없다” 라고 1884년 순례자 노르만 멕클레오드는 그의 순례기에서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예루살렘에서 북서쪽으로 약 10km 떨어져 있는 네비 사무엘 공원은 제1차 성전시대와 제2차 성전시대 마을 흔적 위에 십자군이 성채를 지은 곳이다. 현재 그 건물의 반은 모스크로, 나머지는 회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무엘 선지자의 무덤(קבר שמואל הנביא)이 안장되어 있는 이곳은 이스라엘 국립공원측에 의하면, 성경의 미스바(삼상 7:6)이며, 사무엘 선지자가 죽었던 라마로 여겨지는 곳이다. 

사무엘이 죽으매 이스라엘 무리가 모여 그를 애곡하며 라마 그의 집에서 그를 장사한지라…. (삼상 25:1)

히브리어 네비(נביא)란 ‘선지자’란 뜻이다. 이곳은 십자군이 세운 요새 지하 동굴에 있는 사무엘 선지자의 기념 무덤에서 그 이름이 유래하여 네비 사무엘 국립공원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이곳은 서쪽 지중해의 해안평야에서 동쪽으로 예루살렘을 향해 오는 고대길에 놓여있다. 이곳에서 고대길 443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향하면 벳호론을 지나 마카비의 고향 모딘에 이르고, 가나안의 성읍 게셀에 도달할 수 있다.

주변지역과 비교해서 가장 높은 해발 885미터에 위치해 있는 네비 사무엘 국립공원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사울이 살던 기브아, 남동쪽에는 예루살렘 성, 감람산 그리고 유대 산지가 보인다. 네비 사무엘 공원에 들어서서 우측 아래쪽을 바라보면 빽빽하게 심겨져 있는 올리브 나무들과 나선형의 언덕이 보인다. 엘집(El Jib)이라고 불리는 팔레스타인 마을인 이곳의 남쪽부분에는 가나안의 7족속 중 기브온 사람들이 살았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의 족속들을 모두 멸하라고 명령을 내리셨고, 이 명령이 미치는 범위는 아모리 족속 기브온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네비 사무엘에서 바라본 예루살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인도하사 네가 가서 얻을 땅으로 들이시고 앞에서 여러 민족 족속과 기르가스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히위 족속과 여부스 족속 너보다 많고 힘이 있는 일곱 족속을 쫓아내실 때에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게 붙여 너로 치게 하시리니 때에 너는 그들을 진멸할 것이라 그들과 무슨 언약도 것이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것이며 (신 7:1-2)

기브온 백성들은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리고와 아이성을 불태운 소식을 들은 후, 꾀를 내어 사신의 모양을 꾸미고 헤어진 전대와 헤어지고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를 나귀에 싣고 그 발에는 낡아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 난 떡을 예비하여 마치 그 땅의 거민이 아닌 것처럼 변장을 하고 여호수아를 만났다. 가나안 땅의 아모리 족속 (삼하 21:2)이었던 기브온 사람들은 여호수아를 속여 화친의 조약을 맺기를 원했고, 여호수아는 하나님께 묻지도 않고 그들과 평화의 언약을 맺어버렸다 (수 9:15). 여호수아는 언약을 맺은 후 3일이 지나서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되었지만 언약을 돌이키기에는 이미 늦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이름으로 맺은 언약은 지켜야만 되는 약속이기 때문이었다. 여호수아는 기브온을 이스라엘 자손들의 손으로부터 건져서 죽이지 못하게 했고, 그 대가로 기브온 백성들은 여호와의 택하신 곳에서 회중을 위하여 여호와의 단을 위하여 나무 패며 물 긷는 자가 되었다 (수 9:27).

기브온이 이스라엘에 투항했다는 소식을 들은 가나안의 나머지 족속들은 아모리 다섯왕들을 주축으로 기브온을 향해서 총공격에 나섰다. 이때 기브온 사람들은 여리고 근방 길갈에 진을 친 여호수아에게 도와 달라고 간청을 하게 된다. 해저 258 미터 아래에 위치한 여리고 근방의 길갈에서 해발 739미터의 기브온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길갈에서 기브온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광야 유대 산지를 통과해야 되는데, 그 높이는 해발 800미터에 이른다. 그러므로 길갈에서 유대 산지까지 올라가는 높이는 총 1km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승리를 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수 10:8).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해 이스라엘 편이 된 기브온 사람들을 지원하기위해 힘든 길을 나섰다. 길갈에서 유대 산악지역을 걸어 올라가 기브온까지 이르는데 최소 10시간은 걸렸을 것이지만,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강행군에 나섰던 것이다.

여호수아가 길갈에서 밤새도록 올라가서 그들에게 갑자기 이르니 (수 10:9)

아모리 다섯왕들과 그의 백성들은 길갈에 머물렀던 이스라엘이 갑자기 나타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말씀에 순종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셨는데, 그것은 이스라엘 자손의 칼에 죽은 자보다 하나님이 내리신 우박에 죽은 자가 더욱 많았던 것이다. 해안평야와 쉐펠라쪽으로 도망치던 가나안의 연합군을 향해 여호수아는 태양과 달을 향하여 이렇게 명령했다.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 그리할지어다 하매 (수 10:12)

한번 맺은 약속을 귀중히 여긴 여호수아의 명령대로 태양은 기브온 위에, 달은 아얄론 골짜기에 머물렀다. 하나님께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태양을 멈추신 날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었던 것이다.  여호수아서 10장의 사건을 생각하며 네비 사무엘 회당의 전망대에 올라가서 동쪽을 바라보면 기브아가 가깝게 보인다. 여호수아가 정복전쟁을 벌인 후 땅의 경계를 나눌 때, 사울이 살던 기브아와 마찬가지로 기브온은 베냐민 지파 땅으로 분배되었다 (수 21:17). 여호수아는 그들과 언약(בְּרִית)을 맺었고, 기브온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텐트안으로 들어온 손님과 같은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여호수아는 그들을 보호하기를 원했고, 하나님께서도 그것을 선하게 보셨다. 그러나 사울은 자신의 지경이 넓어지기 시작하면서 그는 아마도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들을 만족시키려는 인간적인 욕심이 앞섰던 것 같다. 사울왕은 여호수아가 맺은 언약을 무시하고 자신의 친족(대상 8:29-33)인 기브온 사람들을 죽였다. 하나님의 언약을 깬 사울의 죄로 말미암아 다윗의 시대에 3년동안 기근이 있었고 (삼하 21:1), 사울 자신과 그의 일곱 자손들은 목매어 달렸다(삼하 21:9). 하나님과의 약속을 귀중히 여겼던 여호수아에게는 전무후무한 기적과 승리가 있었고, 그 약속을 하찮게 여겼던 사울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던 것이다.

사무엘 선지자 무덤

글, 사진_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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