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칼럼김진수 장로의 성공적인 실패 나는 운 좋은 사람이다(10)

[칼럼:김진수 장로의 성공적인 실패] 나는 운 좋은 사람이다(10)

성공적인 실패 (10) – 나는 운 좋은 사람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 동안 저축해둔 돈이 바닥났다. 나는 당시 재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성숙한 기독교인의 모습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주위에 돈을 잘 벌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렇게 된 것이라 단정하고 있었다. 노력의 결과가 확실히 나타나는 미국 직장에서의 경험이 나를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내가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을 접하면서 나는 비로소 내가 너무 일방적인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마침내 나는 하나님께 도와달라는 기도를 드리게 되었다. 놀랍게도 그 기도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큰 문제가 발생했는데 아무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니 나에게 와서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 문제는 곧 해결되었다. 그러자 그 회사는 나에게 다시 회사로 복귀하기를 권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처음 세운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 대신에 그 회사에 컨설팅을 제공해주기로 결정했다. 컨설팅을 시작했지만 시간당 얼마를 요구해야 하는지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시간당 70달러를 요청했고 회사는 선뜻 내 요청을 받아들였다. 한 달이 지난 후 나는 그 액수가 높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 측에 시간당 50달러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회사에서 먼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나 스스로 액수를 줄인 것이다. 나는 상대방의 약점을 이용하고 싶지 않았다.

컨설팅에 의존하며 생활하던 어느 날, 나는 한 독일회사를 통해 DAMOS라는 단체에서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다. 이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그 프로그램을 개발해주기로 했는데 다른 중요한 프로젝트 관계로 그 약속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면서, 경험이 있는 내게 그 작업을 요청한 것이다. 새로운 개발을 하고자 회사를 차린 만큼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컨설팅 일을 그만두고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새 프로그램 개발에 들어갔다. 당장 자금이 필요했던 나는 차후 내가 개발할 상품 소유권을 그 독일회사가 소유하는 조건으로 10만 달러의 개발비 선불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 회사는 위험 부담을 지려 하지 않았다. 결국 프로그램 소유권은 내가 가지되 판매액의 절반씩을 각각 나누는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하였다. 사실 그 프로젝트를 통해 발생한 이익은 10만 달러를 훨씬 능가했을 뿐만 아니라 그때 개발한 프로그램이 훗날 회사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 4개월 동안 개발에 전력을 쏟은 결과 1993년 봄에 독일의 베를린으로 가서 그 동안 진척 상황을 고객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그들은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여주었고, 이를 계기로 프로젝트 개발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장애물이 생겼다. 내가 전에 일하던 회사의 변호사로부터 한 통의 경고장을 받았다. 내가 그 회사에 취업할 당시 고용 계약서에 퇴사할 경우 고용일로부터 3년 간 어떠한 경쟁도 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고용 되었고, 독일 회사의 의뢰로 인해 착수하게 된 DAMOS 프로그램 개발은 이 계약에 위배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전 회사가 개발하지 않았던 관계로 독일회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지만, 상대방은 내 말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고소하겠다고 협박했고 나는 협상을 원했다. 그래서 내가 그때까지 개발했던 프로그램을 전 회사에 보여주자, 그들은 그것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그들의 제안은 나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방적인 제안이었다. 내 프로그램의 원천인 소스코드를 그들에게 제공하고 판매 금액도 아닌 판매 이익금의 30%만 내게 주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일방적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가 그들의 제안을 거절하자 그들은 나를 고소하겠다고 말했고, 그래도 내가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법정 싸움으로 번지게 되었다. 나도 변호사를 고용해 맞대응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선임 변호사는 3년간의 무경쟁 고용조건은 지나치지만, 보편적인 조건은 대략 1, 2년에 불과하다고 말해주었다. 내 경우는 그 사건이 발생한 그 무렵에 겨우 1년 반 밖에 경과되지 않았기에, 내가 재판에서 불리하다고 했다. 법원 출두날짜가 1993년 8월 18일로 결정되었다. 이제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기도하는 길 밖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그런데 소환일 이틀 전에 전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던 옛 동료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 회사가 당면한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완전히 문을(Chapter 7) 닫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와 함께 회사 측의 고소 건도 자동적으로 해결되었다.

이 사건이 있기 얼마 전 일이다. 전 회사가 많은 문제가 발생하자 전에 이전에 같이 근무하던 회사 부사장과 직장동료 한 명이 새로운 내 회사에 합류하기를 원했다. 마침 내게도 자금이 필요한 상태였기에 합류하기를 원하는 그들로부터 1인당 1만 달러씩의 투자를 받고 나중에 회사에 합류하는 조건으로 그들에게 각각 25%의 회사 지분을 주기로 했었다. 그러다가 전 회사가 나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밟기 시작하자 그들은 자기들이 소송에 연루되는 것을 두려워 나와의 계약을 해지하기를 원했다. 그들은 회사의 지분 할당은 없었던 일로 하고 돈은 꾸어준 것으로 하자고 했다. 나중에 빌렸던 돈은 그들의 요구대로 이자까지 포함해 모두 돌려주었다. 결론적으로 고통스러웠던 전 회사와의 소송 건은 내가 내 회사 지분 모두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셈이 되었다.

이 일이 끝난 후 이전 회사의 고객 중 일부가 나의 고객이 되었다. 그 회사가 완전히 문을 닫았기에 추후 고객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참으로 운도 좋은 사람이다.

Advertisment
- Advertisment -

최신 칼럼

인기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