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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세상돋보기] 경계선 영성에서 사랑으로

경계선 영성에서 사랑으로

‘시대의 지성’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평생 무신론자로 살다 생의 끝자락에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세례를 받고도 스스로를 신앙인이라고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은 신앙인과 비신앙인 사이의 경계인으로, 영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지방에 서 있는 사람으로 설명했다. 

그는 지성과 영성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씨름했고, 그의 생애 끝 무렵 마침내 지성을 넘어 영성으로 나아갔다. 지성을 넘는다는 것은 지성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성을 넘어서는 영성의 세계로 들어감을 뜻한다. 그가 발견한 영성의 핵심에는 바로 사랑이 있었다. 그는 기독교라는 것은 우리가 고통스러운 삶을 살면서도 남을 도와주고 이웃까지 사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성을 넘어 영성으로 나아가 신앙의 세계에 발을 들이며 커다란 변화를 경험했다. 그 변화는 첫째,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이고, 둘째, 이웃을 배려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그에게 영성의 다리를 놓아준 것은 사랑이었다. 이어령 장관이 사랑했던 딸의 죽음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그렇게 경계선에서 사랑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고, 더욱 깊이 하나님을 신앙하게 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현장예배를 이탈하고, 교회학교의 침체가 심각해 진 이후, 회복이 더디다는 사실이다. 많은 이들이 신앙에 대한 관심이 약화됨을 경험했고, 교회 봉사에 소홀해 졌으며, 서로를 섬기는 일을 등한시하며 신앙의 중심부에서 점점 경계선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이제는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경계선에서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 냉담에서 사랑으로, 사랑에서 섬김으로. 그리하여 다시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중요한 이유이고 목적이다. 요컨대 신앙생활은 결코 홀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세워가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경계선 영성에서 사랑의 섬김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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