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이 앞서는 일 Vs. 마음가는 일
최근 충청북도에 있는 인구 85만 명의 어느 도시의 종합병원에서 의사 연봉 10억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채용공고를 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지원자가 아무도 없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알고 보니 심장내과 전문의를 새로 뽑는데, 숫자가 다른 전문의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심장내과 전문의는 올 한해 전국적으로 36명이 부족하고, 내년에는 76명, 2025년에는 12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의사라고 하면 생명을 살리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 많이 헌신하면 좋겠지만, 어느 때부터 힘들고 어렵고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리스크가 큰 전공은 피하고, 가능한 덜 힘든 전공에 몰리는 경향이 점점 많아졌다. 결국 이런 경향이 오늘날 심장내과의 인력부족이라는 현실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기관인 미슐랭이 있다. 여기서 평가하는 별을 받으면 그야말로 대단한 영광이다. 별의 최고 평점은 3개까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미슐랭 별 3개 만점을 받은 식당이 하나 있다. ‘모수’라는 이름의 식당이다. 이 식당의 요리사는 안성재 쉐프다. 이런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겠는가? 그런데 그가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요리하는 일이 힘들지 않은가?’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직업적으로 일이 힘든 것은 당연한 힘듦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흔히 워라밸을 말하면서 일을 적당히 하려고 하는데, 사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좋은 결과도 생기는데, 요즘엔 그런 것이 없어지고, ’내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해?‘라는 생각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때로는 올인 할 줄도 알아야 한다. 가치있는 일에는 힘들고 어려워도 마음을 쏟고 올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결과가 생겨난다.” 정말 자신의 마음이 가는 일에 전적으로 나를 내던질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마음이 울려도 계산이 앞서면 당장에 주춤거릴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 울리는 일에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 반응하면, 시간이 지나 아름답고 가치있고 보람있는 일로 보답이 찾아온다. 나는 어떤 일에 계산이 앞서는가? 또 나는 어떤 일에 마음이 움직이는가? 그리고 나는 가치있는 일을 결정할 때 계산부터 하는가 마음을 따라가는가? 그렇다면 매순간 예수님을 따르는 일은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