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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가본것같은성지순례]텔 브엘세바(Tel Beersheba)

텔 브엘세바(Tel Beersheba)

브엘세바의 뜻은 ‘맹세의 우물’ 혹은 ‘7개의 우물’이란 뜻이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늦게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브엘세바는 헤브론 강과 브엘세바 강 사이에 위치해 있다. 요새화된 가장 높은 곳은 해발 307미터이며 주변보다 10미터가 높다.  브엘세바 유적지에 도착하면 입장권을 구입하는 곳 건너편에 네모 반듯한 돌 상자 같은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기원전 8세기 남왕국 유다의 종교 개혁 때 히스기야가 깨부순 산당의 돌 제단이다. 원래 이 네 개의 모서리에 뿔을 가진 돌 제단은 브엘세바 성안의 지방성소에 있었지만, 히스기야 왕의 종교개혁으로 성밖에 내쳐진 것을 이스라엘 박물관 측에서 잘 맞춰놓은 것이다. 물론 2천 8백년 전의 진품 돌 제단은 이스라엘 박물관에 있다.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완공한 이후에도 이스라엘 지방 도시에는 산당이 그대로 있었다. 그것을 최초로 무너뜨린 사람이 히스기야였던 것이다.

여러 산당을 제하며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 목상을 찍으며 모세가 만들었던 놋뱀을 이스라엘 자손이 이때까지 향하여 분향하므로 그것을 부수고 느후스단이라 일컬었더라 (왕하 18:4) 

돌 제단과 매표소 주위로 수령이 백 년 이상 되어 보이는 잎사귀가 가느다란 나무가 보인다. 이 나무는 창세기 21장 33절에 아브라함이 브엘세바에 심은 것과 같은 종류의 에셀나무이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 나무를 심고 거기서 영생하시는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으며

아브라함은 누구인가? 약 4000년 전 현대 이라크, 고대에는 갈대아 우르에 살던 사람으로 하나님을 만나 서쪽으로 1500 km 떨어진 가나안 땅 브엘세바에 정착한 사람이다.  그는 수많은 역경을 거쳐 가나안에 도착하여 브엘세바에 정착하게 된다.  그가 갈대아 우르로부터 받은 약속은 창세기 12장 2절에 ‘너로 큰 민족을 이룬다’는 말씀이었다. 드디어 그는 100세에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정실 부인 사라로부터 아들 이삭을 가졌고, 모리아산에서 독자 이삭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시험을 통과했다. 그리고 그는 에셀나무를 브엘세바에 심었다. 그 나무는 뙤약볕의 광야에서 거의 유일하게 넓은 그늘을 제공하여 휴식을 주는 나무이다. 에셀나무는 주로 날씨가 덥고 물이 부족한 곳에서 자란다. 베두인이든 유대인이든 이 나무를 심는 목적은 자신을 위해서 심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 나무를 심으며 이런 말을 한다. “수 세대 후 나의 자녀와 후손들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 그늘은 나의 자손들을 위한 것이며 나는 결코 그 그늘을 이용하지 못할 것이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고 영원히 사시는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  그의 마음 속에는 아마도 갈대아 우르에서 받은 약속의 말씀이 그의 자손을 통하여 성취되리라는 믿음으로 에셀나무를 심었을 것이고, 그의 믿음은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취되었던 것이다. 

에셀나무를 보면서 성문을 향하여 올라가다 성문 앞의 우물가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이 우물은 아브라함 시대의 우물로 그 깊이가 69미터에 이른다.  우물이 성 밖에 있는 이유는 브엘세바가 위치한 남방 광야 인근을 지나가는 대상들과 가축들이 물을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한 이유가 될 것이다.  베두인들의 관습에는 이런 말이 있다. ‘손님의 편안함은 주인의 명예이다.’ 이곳에서 족장 시대의 토기가 발견되면서, 아마 그때도 주거지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기원전 12세기 사사시대 이후 본격적으로 주거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기원전 10세기 성이 지어지고, 애굽의 시삭에 의해서 성이 무너진 이후, 기원전 8세기 남방을 지키는 유다의 성읍으로 재건축이 된다. 히스기야는 북왕국 이스라엘이 기원전 722년에 무너진 후, 남하하는 북왕국 유민들을 예루살렘으로 품고, 앗수르의 침입을 방비하기 위해 성을 튼튼히 하게 된다. 

히스기야가 세력을 내어 퇴락한 성을 중수하되 망대까지 높이 쌓고 또 외성을 쌓고 다윗성의 밀로를 견고케 하고 병기와 방패를 많이 만들고 (대하 32:5) 

아마도 그는 예루살렘 성뿐만 아니라 남유다 왕국의 지방 성읍까지 성을 튼튼히 하고, 예루살렘 성의 히스기야 터널을 파서 물을 성안으로 끌어들인 것과 같이, 이곳 브엘세바에서도 전쟁의 준비를 했을 것이다. 겨울에 내리는 비로 헤브론 강이 범람하면 그 물을 성안으로 끌어들이는 수로를 설치하고 성안에 대규모의 물저장소를 새로 만들어 성안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브엘세바 성에 들어와서 이중 성문을 지나 성벽과 전망대를 거쳐, 곡식저장 창고를 보고, 마지막으로 브엘세바 성의 하이라이트인 물저장소를 통과하게 된다. 비록 기원전 701년 산헤립의 침공으로 브엘세바는 파괴되었지만, 남유다 왕국의 어느 왕도 하지 못했던 산당을 제거하고 물수로도 재정비하며 성도 튼튼히 쌓았던 히스기야의 믿음과 갈대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땅으로의 긴 여정 끝에 브엘세바에 정착한 아브라함의 믿음이 광야의 휘파람 같은 바람소리 속에서 전해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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