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본것같은 성지순례] 벧엘(Bethel)

벧엘(Bethel)

예루살렘에서 족장의 도로, 60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약 1시간 차로 달리면 벧엘에 도착할 수 있다. 약 6천명이 거주하는 벧엘 유대인 정착촌을 지나 도착한 벧엘은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33km 떨어져 있으며, 성경시대에는 베냐민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 사이의 경계 도시였다. 야곱이 돌베개를 베고 잠을 잤다는 벧엘 고고학 장소는 이스라엘 구역에 속해 있고, 벧엘 정착촌의 서쪽에는 현대 팔레스타인의 수도인 라말라가 접해 있으며, 그곳은 북쪽의 에브라임 언덕과 남쪽 이스라엘의 중앙 산악지대에 놓여 있다. 그리고 브엘세바, 헤브론, 예루살렘, 실로 그리고 도단을 이어주는 족장의 길에 위치해 있는 벧엘은 서쪽 지중해변의 도시들과 동쪽의 여리고를 건너 트랜스 요르단을 이어주는 상업의 중심지였다. 벧엘(בֵּֽית־אֵ֑ל)은 ‘하나님의 집’이란 뜻이며, 이곳에서 야곱뿐 아니라, 그 전에 믿음의 아버지라 불렸던 아브라함도 이곳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가라사대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 하신지라 그가 자기에게 나타나신 여호와를 위하여 그 곳에 단을 쌓고 8 거기서 벧엘 동편 산으로 옮겨 장막을 치니 서는 벧엘이요 동은 아이라 (창 12:7-8)

벧엘 정착촌을 지나 전망대가 있는 곳에 도달하면 차에서 내린다. 전체적으로 벧엘 주위의 사방을 둘러본 후 야곱이 돌을 베고 잔 장소를 향해 걸으면, 아마 야곱도 이 흙 길을 따라 걷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잠긴다. 길가 아래쪽은 벅손(Buckthorn)이라는 가시풀이 자라나 있고, 길가에는 아몬드 나무가 심겨져 있는 데, 특히 비가 오는 우기인 겨울에 방문하면 벚꽃처럼 생긴 아름다운 아몬드 꽃과 수확하지 않은 아몬드 열매가 봄까지 달려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몬드는 한글성경에 주로 ‘살구’ 혹은 드물게 ‘파단행’으로 번역이 되어 있는 나무다.  이것 외에 또 다른 이름이 있었는데, 그것은 이곳 마을의 이름이었던 ‘루즈(לוּז)’로 ‘아몬드 나무’란 뜻이 있다. 아몬드의 고대 히브리어 ‘루즈’를 한글성경은 ‘루스’라고 발음해 놓았다.

…  그곳의 한 돌을 취하여 베개하고 거기 누워 자더니 야곱이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베개하였던 돌을 가져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더라 이 성의 본 이름은 루스더라 (창 28:11-19)

아몬드의 현대 히브리어는 쉐케드(שָׁקֵד)로 ‘흔들어 깨운다’, ‘지키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아몬드 나무는 이스라엘에서 1, 2월 겨울이 끝날 때쯤 처음 피는 꽃으로, 겨울내 잠자던 나무들을 깨우고 봄이 가까워 온 것을 알리는 꽃이다. 이 꽃은 겨울에 흰색과 분홍색의 빛을 발하며 겨울 동안 황량했던 숲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나무의 키는 6에서 9미터에 이르고 꽃이 피고 난 다음에 톱니 바퀴 모양의 잎이 돋아난다. 꽃은 하얀 5개의 잎사귀를 가지며 붉은 꽃 받침대를 가진다. 아몬드 꽃이 만개할 때면, 나무 주위로 달콤한 자스민과 백합을 연상시키는 향기가 난다. 이런 아름다운 나무를 동네 이름으로 가졌던 곳에서 잠이 들었던 야곱의 이야기가 창세기 28장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형의 장자권을 팥죽과 빵 한 조각으로 빼앗은 야곱은 브엘세바로부터 도망쳐 외삼촌 라반이 있는 밧단 아람으로 향한다. 여정 가운데 루스라는 마을에 이르렀고, 잠이 들었다. 몸은 피곤하고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절망가운데 있었을 때 야곱은 꿈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위에 섰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가 그 위에서 오르락 내리락하고 13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가라사대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너 누운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14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서 동서 남북에 편만할찌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 (창 28:12-14)

야곱은 루스라고 불리는 아몬드 마을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비전을 갖게 되었다. 야곱이 잠을 잤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장소를 보면 그 주위만 석회석 돌 바닥으로 평평하게 되어 있어 잠자기가 수월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이곳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모든 족속이 그의 자손으로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는 말씀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삼촌 라반의 집에 14년간 있다 얍복강을 건너면서 그의 이름은 이스라엘이 되었다.  결국 그의 자손 유다지파를 통하여 예수님이 오셨고,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죄악 가운데서 죽은 것 같이 잠자는 영혼들을 깨우는 아몬드와 같은 사명을 감당하셨다. 겨울에 아몬드 꽃이 피면 확실히 봄이 가까이 온 것을 알 수 있듯이, 사망, 고통, 질병, 그리고 가난과 죄악이 없는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 가까이 온 것이다.

“이것들을 증거하신 이가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계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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