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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천국을 당신 손 위에-이믿음 선교사 01

특별연재-천국을 당신 손 위에-이믿음 선교사 01

1. 트라우마

언제 생겼는지 모를 백내장으로 인해 시력이 점차 떨어졌다. 갱년기에 접어들며 돋보기가 필요해서 안과를 찾았는데 의사는 백내장 수술을 권했다. 중국에서 돌아온 이듬해인 2015년 9월 18일, 오른쪽 눈 수술을 먼저 받았고 6주 후인 11월 4일에, 나머지 왼쪽 눈의 백내장 수술을 받게 된다. 왼쪽 눈 수술 시간이 오전 11시 50분이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앞의 수술이 지연되며 30분쯤 후에야 의료진에 이끌려 급하게 수술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대기실 휠체어에 앉혀놓고 위생용 모자와 신발 비닐을 씌우며 분주하게 이동했다. 오른쪽 눈 수술 때는 수술실에 음악도 흘러나왔고 여유롭던 분위기를 느꼈었는데, 왼쪽 눈 수술방의 분위기는 전과 다르게 매우 어수선한 느낌이 들었다. 

‘수술이 시작되었고 얼마나 지났을까…’

의사와 간호사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수술 중 수정체를 담는 주머니, 후낭이 파열되는 사고가 생긴 것이다. 후낭 파열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아물 거나 회복되는 것이 아니어서, 파열된 부분을 모두 제거하였고, 그로 인해 계획했던 난시 교정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넣지 못했다. 다만 손상된 그 부분은 다른 방식의 인공수정체로 덮게 되었다. 

수술 직후, 마치 짙은 안개 속에 서 있는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무척 당황하고 놀랐다. 한쪽 눈이 잘 안 보이니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었다. 현재의 눈 상태에 대한 궁금한 마음을 내려놓고 기도를 하며 잠들기 위해 애를 쓰다, 간신히 잠이 든 것 같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의사를 만나 수술 시 일어났던 일들을 들을 수 있었다.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어제 발생한 왼쪽 눈의 후낭 파열로 인한 염증으로 인한 것이란 설명이었다. 불안한 마음을 더욱 감출 수 없었던 것은, 6주 전에 수술한 오른쪽 눈의 안압이 36이라는 높은 수치가 나와, 의사도 매우 놀라는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정상 안압은 21 이하이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양쪽 눈의 극심한 통증과 함께, 실명의 두려움으로 힘겨운 투병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수술 이후, 속발성 녹내장 치료로 병원을 매주 다니게 되었는데 높은 안압은 약을 넣어도 좀처럼 조절이 되지 않았다. 결국에는 안압 약 세 종류와 소염제 등, 다른 약들과 함께 시간에 맞춰 하루에 14번이나 안약을 넣게 되었다. 하지만 최대치의 안약을 넣어도 조절이 되지 않아, 나중에는 경구용 약까지 먹게 된다. 그 경구용 약의 부작용으로 식욕이 전혀 없었고 위장장애까지 와서, 음식도 못 먹고 소화도 못 시키는 증상으로, 약 두 주간 미음과 죽만 먹었다. 

시간이 갈수록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갔다. 눈에 너무나 많은 약을 장기간 넣는 바람에 각막 손상이 와, 약을 넣을 때마다 너무나 쓰라리고 아팠고, 눈물을 조금만 흘려도, 내가 흘린 눈물로 인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눈에 물파스를 들이붓는 느낌 같았다. 왼쪽 눈의 염증을 다스리기 위해 소염제를 강하게 써야 했는데, 소염제를 쓰면 안압이 더 높아지니 의사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며 난감해했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자 의사는 매우 어려운 케이스라며, 환자 앞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고, 의사의 그런 모습은 내 마음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수술 전에는 친절했던 의사의 태도가 무례하게 느껴질 정도로 거칠게 바뀌었다. 그러나 치료하기 어렵다는 의사의 한계를 보면 볼수록, 내 병은 예수님만 고치실 수 있겠다는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다.

 내 눈의 상태를 더 설명하자면, 후낭 파열로 인한 수술 후유증으로 갑작스럽게 생긴 여러 가지중상이 있다, 광시증이라고 하는데, 눈에 번개 같은 환한 불이 파도치듯 또는, 번개 치듯 하는 증상이 발생했다. 눈을 뜰 때나 감을 때나, 심지어 밤에 자려고 눈을 감을 때도 밝은 빛이 번쩍이는 이런 현상들이 수시로 일어나니,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마치 내 눈이 꺼져가는 전구처럼 느껴졌다. 또한, 비문증이라는 증상도 생겼는데, 올챙이 모양의 검은 점과 먼지 같은 것들이 양쪽 눈에 떠다니며, 사물을 볼 때마다 따라다니니 많은 불편을 느꼈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염증으로 인해 눈의 뿌연 상태가 사라지지 않아, 짙은 안개 속에서 헤매고 다니는 듯, 무척 답답하고 괴로웠다. 

그리고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오른쪽 눈과 왼쪽 눈 시력의 불균형과 높은 안압으로 지속적인 두통이 있었고, 이것이 눈의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신의 고통으로 이어져, 하루가 천 년같이 길게만 느껴졌다. 신체적인 아픔도 컸지만, 더욱 큰 고통은 마음의 짓눌림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현재의 고통은, 세상과 나를 분리했고, 철저하게 고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모든 일에 의욕도 사라지고 그저 누워만 있고 싶었다.

만약 예수님이 계시지 않으셨다면 그 절망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내 눈에서 피가 흐르는 것도 아니고,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인과 다를 바 없으니 남들눈에는 멀쩡해 보였을 것이다. 내 고통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여, 내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갈 만큼 힘들었다. 그래도 이 고통을 우리 주님이 함께 겪고 계시고, 알고 계신다고 생각하니, 큰 감사와 위로가 됐다. 두통과 눈의 불편함으로 책을 읽기 어렵게 된 후,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성경과 찬송을 매일 듣는 것이었다. 한순간이라도 말씀을 놓치면 불안이 엄습했고 부정적인 생각이 침범했기에, 나는 주님과 주야로 기도하고 대화하며, 성경 말씀을 듣고 간증을 들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오직 예수님만이 나의 유일한 피난처요 친구였다.

행복을 당신 손 위에 – 여기서행함이믿음

https://blog.naver.com/opheli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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